
구글의 한국 투자를 유치한 정부가 구글의 투자규모나 투자 이후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 정도 등에 비해 너무 많은 혜택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라는 이름값을 의식해 너무 성급하게 덤비는 바람에 ‘실속없는’ 투자유치에 머물렀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글로벌 검색엔진에 대항하는 자국 검색엔진을 갖추기 위해 정부 주도의 컨소시엄을 결성, 직접 검색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산업혁신부는 자국 검색엔진 ‘콰에로’ 개발을 포함한 6대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위해 9000만 유로(한화 1121억원)을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도 지난해 ‘정보대항해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경제산업성 주도 아래 기업(NTT 레조넌트, 히타치, 도시바, 소니, 후지쓰, 마쓰시타, 후지, NEC, 샤프), 학술연구단체(도쿄대, 와세다대, 교토대, 도쿄공업대)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독자적인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함께 유럽지역 9개국 13개업체도 유럽위원회의 지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멀티미디어 검색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KOTRA는 지난해 10월 ‘외자유치 및 R&D 인력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구글 R&D센터 유치 발표를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채용인력 연봉의 80%를 지원하고 행정, 인력채용 지원 등 각종 편의를 제공키로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은 R&D센터에 2년간 1000만 달러(약 93억원)를 한국에 투자키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같은 투자 비용은 일반적인 벤처기업의 1년 인건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다른 외국계 정보기술(IT)업체의 일반적인 직접 투자 규모(수백억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이다.
구글의 투자 규모는 이 회사 R&D센터가 실제로 입주해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의 2년 임대료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검색 서비스는 구글, 야후 등 글로벌 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구글의 한국 진출은 한국 사용자를 위한다기보다는 해외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베드 활용 성격이 강하다“며 “‘구글 R&D센터 유치를 통한 국내 인터넷 검색기술 향상’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구글 R&D센터가 국내 기술의 해외 유출 통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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