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강원 횡성군 안흥면 ‘안흥콩터’장독대에서 송명희(오른쪽)·김동규씨 부부가 직접 만든 청국장과 간장, 된장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31일 오후 강원 횡성군 안흥면 ‘안흥콩터’장독대에서 송명희(오른쪽)·김동규씨 부부가 직접 만든 청국장과 간장, 된장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年매출 3억5000만원 ‘안흥콩터’ 송 명 희 대표문화일보는 남다른 경쟁력으로 부농(富農)의 길을 개척한 농민들의 ‘성공기(記)’를 소개하는 ‘스타농민’란을 부활시켜 매주 1회씩 2면에 게재하고있습니다. 농산물 시장 개방에 맞선 한국 농업·농촌의 당당한 주역이 될 ‘스타농민’ 후보와 관련해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추천을 기대합니다. 경제산업부 (02-3701-5190)

31일 오후 강원 횡성군 안흥면으로 가는 길은 눈으로 가득했다. 햇볕이 잘 드는 언덕에 자리잡은 ‘안흥콩터’ 앞마당에도 눈이 소복했다. 진녹색 단층 건물은 살림집과 작업장을 겸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소한 콩냄새가 코끝을 타고 들었다. 가마솥에 콩을 삶는 중이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을 삶아요. 다 삶았을 때 물이 남지도 않고 타지도 않아야 영양분 손실이 없습니다. 그러려면 물과 불을 잘 조절해야죠.”

안흥콩터 대표 송명희(여·50)씨가 가마솥 뚜껑을 열었다. 누런 콩이 넘칠듯이 가득했다. 몇 알을 집어 입에 넣고 씹었더니 ‘콩맛이 본래 이랬나’ 싶을 정도로 고소했다.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한 콩이라 더 맛있다고 했다. “콩을 으깨서 전통적 방식으로 띄워도 청국장 냄새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콩의 고소한 맛은 그대로 살아있죠. 그게 우리집의 비법입니다.”

송씨는 ‘냄새 없는 청국장’의 비밀은 발효실의 온도와 습도, 발효시간에 있다고 했다. 볏짚의 천연균이 자랄 수 있는 최적 조건을 맞춰 잡균의 번식을 막는 것이다. 가마솥 옆에 자리잡은 황토 발효실은 온·습도 조절장치가 갖춰져 있었다. 가마솥에서 삶은 콩은 여기서 3일 정도 발효과정을 거친다. 안흥콩터에서 만드는 청국장은 종류가 많다. 용도와 재료에 따라 찌개용 청국장, 생청국장, 쥐눈이콩 청국장, 가루청국장, 청국장환으로 나뉜다. 간장과 된장도 전통방식으로만 담근다. 지난해 청국장·간장·된장을 팔아 3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찌개용 청국장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송씨가 청국장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3년 봄 강원 횡성군 강림면에 주말농장을 마련하면서부터다. 주말농장에 집을 짓고 방 하나를 아예 청국장 발효실로 만들었다. 청국장을 워낙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청국장을 만들고 싶었다. “냄새가 나지 않는 조건을 찾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어요. 몇 년을 거쳐 조금씩 조금씩 없어지더군요. 어느 정도 됐다 싶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먹어보라고 줬더니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나중에는 돈을 줄테니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따로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지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주문량이 점점 많아졌다. 송씨는 결국 주말농장에 상주하면서 청국장을 만들었고, 2000년 3월에는 남편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송씨와 합류했다. 제일기획 전산팀에서 일했던 남편 김동규(53)씨는 지금 송씨의 ‘동업자’이자 안흥콩터의 ‘종업원’이다. 처음에는 농사를 지어 조달했던 콩도 지금은 마을 주민들한테 직접 사들인다.

“힘 쓰는 일은 모두 제 몫이죠. 콩을 나른다든지, 무거운 짐을 옮긴다든지…. 가끔은 배달도 갑니다.”

안흥콩터 인터넷 홈페이지(www.kongteo.com) 관리도 전산전문가였던 김씨의 몫이다. 청국장은 호텔, 콘도, 골프장 등에도 납품하지만 인터넷 주문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많이 나간다. 김씨는 “청국장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라며 “이런 청국장을 누구나 냄새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체인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033-344-2571

횡성 =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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