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명박 17代 대통령 취임… “가슴 연 남북정상 대화 용의”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실을 소중하게 가꾸고 공공의 복리를 위해 협력하는 사회, 풍요와 배려와 품격이 넘치는 나라를 향한 장엄한 출발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일반 국민 등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선진화 원년을 선포한 뒤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만의 정권교체’‘10년 만의 보수정권탄생’을 알리는 이날 이명박 정부의 공식 출범은 산업화·민주화를 토대로 선진화 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이 대통령은 ‘선진화의 길, 다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협력과 조화를 향한 실용정신으로 계층갈등을 녹이고 강경투쟁을 풀고자 한다”며 미래를 향한 화합 속의 전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국정운영방향과 관련, “경제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더 활기차게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부터 유능한 조직으로 바꾸고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효율성을 높이며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꼭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민간에 이양하고, 공공부문에도 경쟁을 도입하겠으며, 세금도 낮춰야 투자와 소비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한 규제는 빠른 시일 내에 혁파하고, 기업인이 신바람나서 세계시장을 누비도록 시장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며,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협력하고 경쟁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노사문화와 자율적 개선은 선진화의 필수요건”이라며 “투쟁의 시대를 끝내고 동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은 재산이 아니라 생활의 인프라이며 주거생활의 수준을 높이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주거복지정책을 적극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교육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학교유형을 다양화하고 교사경쟁력을 높여야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사교육 열풍이 잦아들고 학생들의 적성과 창의력이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외교지표로 ‘글로벌 외교’를 내세우며 “더 넓은 시야, 더 능동적 자세로 국제사회와 더불어 함께 하고 교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다. ‘비핵·개방·3000구상’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 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선(先) 북핵 폐기를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의 정치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나눠야 한다”면서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하며 그 기회는 열려 있다”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개방된 자세를 취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선진화를 향한 대전진이 시작됐다”면서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향해 우리 모두 함께 나가자.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군 통수권 등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법적 권한을 넘겨받았다.

김상협·심은정기자

jupit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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