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 문화포럼’(회장 남시욱)에서 향후 문화정책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산업’이란 명칭을 붙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분야만큼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산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그동안 정부나 국가가 (이를 위해) 별로 해준 게 없다”고 말했다.
한국도 이제 경제적 규모에 걸맞은 문화수준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콘텐츠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하며 우리 역사와 전통에 이 같은 역량이 잠재해 있다는 것. 순수예술의 경우에도 ‘산업’의 연장선상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콘텐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유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영화의 경우, 미국은 이미 1950년대에 ‘영화산업’으로 자리잡았지만 유럽은 아직도 산업보다는 예술(art)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산업보다 예술 쪽으로 기운 것 같다”고 밝혔다.
한류 바람이 한때 거셌지만 과연 일본에 대한 한국의 문화적 수출이 수입보다 크겠느냐고 유 장관은 반문했다. 게임·만화 등 일본의 문화 콘텐츠가 한국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편의 콘텐츠화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과 패션, 음식 등 기본적인 문화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유 장관은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2조5000여억원에 이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해 예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유 장관은 밝혔다.
그는 또 문화재 국가관리에 대해 “124개 중요 국보급 문화재 중 목조건물에 한해 우선 사람을 배치, 직접 관리토록 할 계획”이라며 “문화재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지켜야 하지만 이미 지방자치단체에 관리를 맡긴 상태에서 이를 다시 중앙정부가 거둬들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문화재를 모두 관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원과 예산이 요구되므로 정부예산을 줄이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장관은 또 숭례문 복원 사업과 관련,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복원과정을 가능하면 공개해 일반 국민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마지막으로 ‘정치적 논리’에 몰려 소신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예술계는 예술가가, 체육계는 체육인이 주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행정·정치적 변수에 몰려 이 같은 원칙을 저버릴 경우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예를 들어 국립극장은 ‘국가 브랜드’를 만드는 고품격 공간으로 키워야지, 돈벌이에만 급급하면 안된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유 장관은 밝혔다. 그는 또 “한글을 수출하겠다는 생각으로 국어발전 방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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