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무용의 거장 이코 스즈키가 철공장의 상징인 철판을 소도구로 삶의 원천을 찾아가는 무용과 행위예술을 펼쳐보이고 있다. 철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3가 철재상가 거리는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문화예술작업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전통무용의 거장 이코 스즈키가 철공장의 상징인 철판을 소도구로 삶의 원천을 찾아가는 무용과 행위예술을 펼쳐보이고 있다. 철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3가 철재상가 거리는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문화예술작업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춤공장’을 이끌고 있는 부부 무용가 한창호, 김은정이 불안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강렬한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춤공장’을 이끌고 있는 부부 무용가 한창호, 김은정이 불안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강렬한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정인숙은 생활에서 예쁘다 생각되는 재활용품에 빛을 주어 조명기구로서의 생명력을 살리고 있다.
정인숙은 생활에서 예쁘다 생각되는 재활용품에 빛을 주어 조명기구로서의 생명력을 살리고 있다.
부부 춤꾼인 에오시 무용단의 김봉호, 셀린 바께가 철재상가 가로등 밑에서 즉흥행위 예술을 하고 있다.
부부 춤꾼인 에오시 무용단의 김봉호, 셀린 바께가 철재상가 가로등 밑에서 즉흥행위 예술을 하고 있다.
행위예술가 심철종은 있다, 없다라는 질문을 통해 존재와 시간을 개념적으로 풀려고 한다.
행위예술가 심철종은 있다, 없다라는 질문을 통해 존재와 시간을 개념적으로 풀려고 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서울 문래동 철재상가 거리에서 예술혼을 불러오는 퓨전 마당굿이 펼쳐지고 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서울 문래동 철재상가 거리에서 예술혼을 불러오는 퓨전 마당굿이 펼쳐지고 있다.
내달 1일까지 연극·무용·문학 등 5개국 작가 100여명 참가붉게 물든 저녁노을보다 더 아름다운 밤을 맞이하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 철공장 1번지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재상가 거리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낡은 철공장 동네는 낮이면 강한 쇳소리가 고막을 뚫는다. 그러나 하나 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면서 굉음은 노래가 되고 철공장은 예술 혼이 충만한 창조적 열정의 무대로 화려하게 변신을 한다.

깊어가는 가을, 쇳가루가 날리는 문래동의 철공장 안과 밖에서 실험적인 정신을 자유롭게 발산하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는 11월1일까지 펼쳐지는 ‘물레아트페스티벌2008’은 국내외의 다양한 예술가들이 ‘물레정신’을 기반으로 무용, 연극, 회화, 사진, 비디오아트, 문학, 학술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관객들과 만나는 국제다원예술축제다.

물레아트페스티벌에서 ‘물레’는 솜을 짜서 실을 만드는 수공업기구의 명칭인 동시에 ‘문래동’이라는 발음상 ‘물레’이기도 하다.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물레질을 하면서 서로서로 교감하고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삶의 천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문래동 예술가들이 철공장, 그리고 지역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해 독립적인 예술문화의 판을 짜 나가는 것이다.

철공장 거리에 예술가들이 하나 둘 둥지를 틀기 시작한 것은 5~6년 전부터다. 작업공간이 필요했던 이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문래동을 찾았다. 첨단산업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문래동 철재상가에 빈 공간들이 속속 나타났다. 철공장의 저렴한 임대료는 창작열망에 배고픈 젊은 예술가들에게 희망이고 꿈의 장소가 되어준 것이다.

새로운 영역의 예술을 창조하기 위한 작업실로도 철공장은 최상이었다. 대낮에 북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대도 이내 쇠를 자르는 기계톱의 소음에 묻혀버리곤 했다. 밤이 되면 텅 빈 거리에서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 예술 혼을 불태울 수 있어 더욱 좋다. 창조적인 작업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기쁨이다.

우중충하고 쇳소리만 요란했던 잿빛 동네가 이제는 어엿한 예술문화촌으로 새롭게 변모해 가고 있다. 현재 50여개 단체들이 이미 입주해 있으며 150여 명의 예술인들이 활발한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진작가와 기성작가, 장르와 장르, 예술가와 관객, 외국인과 내국인이 서로 소통하면서 문래동 철재상가 거리는 종합예술창작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예술잔치는 부부 무용가 한창호·김은정(온&오프 무용단)씨가 이끄는 ‘춤공장’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올해의 축제는 70여개 팀 100여명의 작가들이 열정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10월15일부터 5일 동안 진행되는 아시아즉흥예술교류 프로그램은 즉흥적인 무용과 행위예술로 관객들을 한껏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 근로자들은 철공장의 셔터 문을 닫은 뒤 한잔 술로 노동의 피로를 풀곤 했다. 연극이나 무용, 그림 등 예술이라는 단어와는 근본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삭막하기만 했던 철재상가 거리에 낯선 이방인들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20년 철공장 경력의 김선만(48)씨는 “행위 예술가들의 거리공연을 보면서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행복했다”며 몹시 즐거워했다.

사진·글=moon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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