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억4694만배럴 들여와 전체의 86%초고유가의 영향으로 지난해 원유도입 물량 가운데 중동산이 차지하는 의존도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처럼 수입다변화 전략이 겉돌자 석유수입부과금 감면제도를 손질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28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원유도입량은 8억6535만8000배럴로, 이 가운데 중동산 원유가 7억4694만4000배럴을 차지해 8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보였던 2006년(82.2%) 기록을 2년 만에 갈아 치운 것으로 중동 편중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 의존도는 2003년 79.5%, 2005년 81.8%를 기록하면서 80%대 벽을 넘어섰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것은 정유사들이 고유가가 지속되자 브렌트유 등 다른 유종보다 수송거리가 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등에서 원유를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제시설 투자가 중동산에 적합하게 이뤄진 점도 계속 중동산 원유에 기대게 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엄광용 한국석유공사 과장은 “지난해 아시아지역 수입물량이 2007년과 견줘 720만배럴 감소했는데 고스란히 중동원유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동 의존도가 치솟으면서 지난 2004년 수입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석유수입부과금 감면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이 제도는 중동 외의 지역에서 원유를 도입하는 정유사에 수송비 차액을 석유수입부과금에서 감면해준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외면으로 지난해 이용률은 한 건도 없었다.

중동 의존도 심화는 자칫 중동지역 정정 불안 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시장분석실장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중동이 가장 근거리 공급원이기 때문에 아프리카 등의 원유가 근원적 메리트가 없는 한 구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동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체 원유공급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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