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이날 다구치씨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70·飯塚繁雄)씨와 장남인 이즈카 고이치로(32·飯塚耕一郞)씨를 만나 위로하고 지난 1980년대 당시 북한에서 다구치씨에게서 일어를 배웠던 기억과 추억을 이들에게 전했다. 김씨는 먼저 시게오씨와 악수를 나눈 뒤 시게오씨 소개로 고이치로씨를 만나 포옹을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양손을 부여잡고 몇번씩 포옹을 했고 눈시울을 붉히며 일본어로 “만나서 반갑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 등의 대화를 나누고 비공개로 1시간가량 다구치씨 얘기를 자세히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시게오씨는 김씨에게 이날 다구치씨가 납치될 시기인 1977년 일본에서 유행했던 인기음악CD와 손수건, 일본과자, 다구치씨의 가족사진, 북한피납자 가족자료, 고이치로씨를 주인공으로 다구치씨 납치사건을 다룬 만화 등 10여가지를 선물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특히 ‘일본정부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북한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안내책자를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모든 납치 피해자들의 귀국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홍보물에서 “일본정부는 17명을 공식 납치피해자로 인정하고 있는데 북한은 12명 중 다구치씨 등 8명은 이미 사망했고 나머지는 납치한 사실이 없거나 이미 송환했다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며 “향후 이번의 만남이 향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관심고조 등의 단초가 되길 빈다”고 말했다.
다구치씨는 지난 1978년 일본 도쿄에서 북한에 납치된 뒤 일어교사 등으로 북한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즈카씨는 1세의 유아 때 어머니와 헤어졌으며 이후 외삼촌인 이즈카 시게오씨의 양자로 입적됐다. 그동안 이즈카 씨는 일본 외무성에 김씨를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부치는 등 면담성사를 희망해왔고 김씨도 다구치씨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김씨는 일본언론사 기자에게 쓴 편지에서 “나도 북한에 그리운 부모님과 동생들이 있는데 다구치씨 아들이 유아때 어머니와 헤어져 그어머니와 아들이 얼마나 그리워 할지 눈물이 난다. 그 아들을 만나 내가 만났던 어머니 모습에 대해 얘기해 주고 싶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987년 칼기 폭파사건이후 체포돼 국내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1990년 사면된뒤 1997년 결혼때 잠시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대중앞에 서는 것은 1991년 기자회견이후 18년만이다. 부산 = 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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