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소재 실험… 한기창·황란씨 개인展 비상하는 말이나 꽃, 산수를 묘사한 한기창씨의 작품은 자세히 살펴 보면 X레이 필름의 집합이다. 한편 황란씨가 선보이는 빨간 매화와 부처상은 뜻밖에 단추, 비즈, 핀으로 이뤄져 있다.
그림의 소재로 물감과 붓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두 화가는 현대미술의 기발난 소재와 기법을 실감케 한다. 화폭에 각양각색 단추를 망치로 쿵쿵 두드려 박거나, 뼈의 구조가 드러나는 흑백 X레이 필름을 이어붙여 풍경화나 정물화를 펼친다. 서울 학고재 갤러리 신관과 구관에서 9일부터 7월11일까지 각기 열리는 한기창, 황란씨의 개인전에선 공통적으로 작가의 일상과 체험이 반영된 독특한 실험이 돋보인다.
신관서 6m 높이의 국화그림 등 X레이 필름 소재의 신작을 공개하는 한기창씨는 미대시절 한국화를 전공했다. 그는 그러나 1993년 끔찍한 교통사고로 전신 깁스를 한 채 병원에서 지내면서 X레이 필름을 작업의 재료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생사의 기로에서 섰던 자신의 경험을 토로하듯 뼈마디가 드러나는 X레이 필름으로 꽃을 형상화했다. X레이 필름을 소재로 고통을 딛고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펼쳤고 그의 작품은 2003년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전 등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3년 만의 개인전에선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라이트박스 형태로 화려하게 빛나는 산수화와 역동적인 말그림 등 꽃그림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워진 신작을 공개한다.
한편 신관 전시장의 중앙벽면에선 뉴욕작가 황란씨의 빨간 매화 그림이 시각적으로 매화향을 뿜어내는 듯하다. 빨간색, 검은색, 하얀색의 단추와 금속핀으로 대형 매화나무를 형상화한 화면 위로 은색 비즈소재의 뱀들이 기어다닌다. 국내서 회화를 전공했던 작가는 1997년 뉴욕으로 건너갔고 초기에 패션분야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단추, 구슬, 실, 핀 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1년 뉴욕의 9·11 사건 때 초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목격한 경험을 단추 수만개의 부처상에 담아냈다. 패션 소재를 활용해 손톱에 피멍이 들 정도로 정교하고 반복적인 수작업을 거쳐 묘사한 꽃 샹들리에 등의 이미지는 해외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그림의 소재로 물감과 붓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두 화가는 현대미술의 기발난 소재와 기법을 실감케 한다. 화폭에 각양각색 단추를 망치로 쿵쿵 두드려 박거나, 뼈의 구조가 드러나는 흑백 X레이 필름을 이어붙여 풍경화나 정물화를 펼친다. 서울 학고재 갤러리 신관과 구관에서 9일부터 7월11일까지 각기 열리는 한기창, 황란씨의 개인전에선 공통적으로 작가의 일상과 체험이 반영된 독특한 실험이 돋보인다.
신관서 6m 높이의 국화그림 등 X레이 필름 소재의 신작을 공개하는 한기창씨는 미대시절 한국화를 전공했다. 그는 그러나 1993년 끔찍한 교통사고로 전신 깁스를 한 채 병원에서 지내면서 X레이 필름을 작업의 재료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생사의 기로에서 섰던 자신의 경험을 토로하듯 뼈마디가 드러나는 X레이 필름으로 꽃을 형상화했다. X레이 필름을 소재로 고통을 딛고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펼쳤고 그의 작품은 2003년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전 등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3년 만의 개인전에선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라이트박스 형태로 화려하게 빛나는 산수화와 역동적인 말그림 등 꽃그림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워진 신작을 공개한다.
한편 신관 전시장의 중앙벽면에선 뉴욕작가 황란씨의 빨간 매화 그림이 시각적으로 매화향을 뿜어내는 듯하다. 빨간색, 검은색, 하얀색의 단추와 금속핀으로 대형 매화나무를 형상화한 화면 위로 은색 비즈소재의 뱀들이 기어다닌다. 국내서 회화를 전공했던 작가는 1997년 뉴욕으로 건너갔고 초기에 패션분야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단추, 구슬, 실, 핀 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1년 뉴욕의 9·11 사건 때 초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목격한 경험을 단추 수만개의 부처상에 담아냈다. 패션 소재를 활용해 손톱에 피멍이 들 정도로 정교하고 반복적인 수작업을 거쳐 묘사한 꽃 샹들리에 등의 이미지는 해외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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