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십자각 주변의 궁장(宮墻·궁궐 담장)과 하수암거 이설 공사가 오는 12월까지 예정돼 있어 공식적인 사업기간은 올 연말까지지만 광화문의 원형 복원과 일반 공개로 21년째를 맞은 경복궁 1차 종합정비 사업은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에 변형·훼손된 경복궁을 원형대로 복원·정비해 민족 정기를 회복하고 문화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조성해 역사교육 및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추진된 경복궁 1차 종합정비 사업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사업기간 중 예정됐던 국립민속박물관 이전은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의 별도 계획 수립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문화재청은 현재 2011년부터 20년 계획으로 추진될 2차 종합정비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최종 조율 중이다.
◆경복궁 1차 종합정비 사업 추진 현황 = 지난 1990년 시작해 당초 2009년 완료될 예정이었던 1차 종합정비 사업은 총 17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녕전 등 93동 1만743.85㎡(3250평)를 복원할 계획이었다. 사업기간을 1년 연장한 2010년 현재 1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89동 8987㎡(2720평)의 건물이 복원됐다. 일제의 철거를 피해 남아 있던 건물 36동을 포함해 현재 총 125동의 건물이 들어서 고종 당시 500여 동의 25%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다. 사업기간 중 옛 조선총독부 청사와 옛 조선총독부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옛 조선총독부미술관(전통공예전시관) 등을 철거하고 광화문을 이전 복원한 데서 나타나듯 일제의 유산인 네거티브 문화재를 철거하고 조선 정궁의 기본 궁제(宮制)를 완비하는 것이 1차 종합정비 사업의 목표였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정전(正殿)과 편전(便殿), 침전(寢殿), 동궁(東宮), 빈전(殯殿) 등 경복궁 중심축의 복원이 추진됐다. 구체적으로 침전 권역(1990∼1995) 사업을 통해 강녕전 등 12동의 건물이 복원됐으며 동궁 권역(1994∼1999) 사업 때 자선당 등 18동의 건물이 세워졌다. 또 흥례문 권역(1996∼2001) 사업 당시 흥례문 등 6동의 건물이, 태원전 권역(1997∼2005) 사업으로 태원전 등 25동의 건물이 각각 복구됐다. 끝으로 광화문 및 기타 권역(2001∼2010) 사업으로 광화문과 건청궁 장안당 등 28동의 건물이 복원됐다.
◆2차 종합정비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 아직 마스터플랜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문화재청은 2011년부터 2030년까지 20년 동안 총 5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궐내각사와 동궁 권역 등을 중심으로 6개 권역에서 254동의 건물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소주방 등 침전 권역(2011∼2015)을 복원해 궁중 생활문화를 보여주고 승정원 등 궐내각사 권역(2013∼2018)을 복원해 궁중 통치문화를 조명할 예정이다. 또 동궁 권역(2016∼2020)과 후원 권역(2019∼2023)을 정비해 제왕 교육문화와 궁중 여가문화를 관람객에게 제시하며 오위도총부 권역(2022∼2026)과 선원전 권역(2024∼2030)을 정비해 궁중 군사문화와 궁중 의례문화를 복원한다는 일정이다. 김원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은 “기존 125동의 건물에다 2차 정비사업에서 복원할 254동의 건물까지 합치면 2030년쯤에는 총 379동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고종 당시 경복궁 궁제의 76% 수준까지 도달하게 복원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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