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르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숫기없는 소년들처럼 멋쩍어하면서도
슬며시 자세를 고쳐잡더군요.
‘청춘합창단’은 사진을 찍으면서도 푸른 젊음의
기운을 뿜어냈습니다.
40명 단원의 평균 나이 만 62.5세.
나이를 먹어도 꿈은 늙지 않는다는 것을,
청춘합창단은 보여줍니다.
한 방송사가 1950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으로
합창단을 꾸린다고 했을 때
그저 예능 프로그램의 범박한 발상으로 여겼습니다.
뜻밖에도 오디션에 지원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특별하게 빛났습니다.
살아온 세월을 잠깐씩 꺼내놓을 뿐인데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의 여운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습니다.
가정 형편 때문에 50세가 넘어서야 음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여성,
6년째 폐암 투병 중인 아내가 지원서를
써 보내서 참가했다는 남성,
암을 이겨냈더니 망막 손상이 와서
앞을 보는 게 힘들어진 시각장애인,
외아들을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늘 함께 노래한다는 부부.
제작진은 이런 자막으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황혼 아래 평범한 풍경은 없다.’
청춘합창단은 오직
노래에 대한 푸르른 열망으로 하나가 됩니다.
신의 손으로 불린 전 농구 국가대표 선수도,
연극 무대의 스타로 살아왔던 배우도
화음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고릅니다.
특급 호텔의 최고 경영자도, 일류 대학교의 교수도,
유명 대학병원의 의사도
노래 인생을 꿈꿨던 청춘으로 돌아갑니다.
손녀 뻘의 아이돌 가수들이 부른 노래를 메들리로
합창하며 뒷세대와 소통합니다.
70세가 넘어서 뒷머리가 다시 검어진
‘회춘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름답고 정열적인 노을처럼
남은 생을 노래하며 뜨겁게 살고 싶습니다.”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 모두의 소망이 같을 것입니다.
모처럼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한가위 명절에
나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와 형제의 황혼녘 꿈을
한번 보듬어봐도 좋을 듯싶습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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