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비리(非理)는 그 심연(深淵)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역 또한 이 대통령 인맥(人脈)을 망라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어제 30일 구속영장을 집행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영포 라인’의 좌장(座長), 내일 2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할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이 대통령의 ‘S라인’, 곧 서울시 인맥의 상징이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2008년 2월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측으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13차례에 걸쳐 8억여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알선수재 혐의에 싸여 있고, 박 전 차장은 2005년 서울시 정무국장 재직 이래의 파이시티 돈을 포함해 다른 기업들로부터도 거액을 받은 혐의를 추적받는 중이다. 파이시티 비리의 주요 맥락은 이렇듯 영포 + S라인의 협연(協演)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 전 위원장 구속 당일, 서울시는 2005년 당시의 도시계획위원회·건축위원회 회의록과 위원 명단을 공개했다. 곽승준 대통령소속 미래기획위원장, 이 정부의 초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종찬 변호사,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이명박 인맥’이 대거 포진(布陣)했었고,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상업시설을 포함시켜준 인·허가 심의과정에 참여한 이들이 이 정부의 핵심 요직(要職)이라는 사실은 비리 배태과정이 구조적이었다는, 예사로울 수 없는 의혹을 동반한다. 더욱이 용도변경일인 2006년 5월11일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기 50일 전이라는 시의와 맞물려 이 대통령까지 이미 의혹의 한 능선으로 떠오른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비리 의혹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권재진 법무부장관만 해도 민정수석이던 2010년 10월2일 최 전 위원장으로부터, 당시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이 전 대표의 선처를 부탁받아 의혹의 외연(外延)이 되고 있다. 4·11 총선 이전에 여당 새누리당으로부터도 사퇴를 요구받은 권 법무의 또 다른 의혹이어서 실제로 ‘수사의 벽’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인맥이 이렇듯 파이시티 비리에 얽히고설킨 점만으로도 정치적·행정적·도의적 책임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중수부가 비리의 전모와 검은돈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함은 물론, 이 대통령부터 진실 규명을 가로막을 인적 장해요소를 과감히 정리할 책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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