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부터 제주도에서 2박3일간 열린 ‘제 2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건강플러스 행복캠프’에 참가한 5세부터 14세까지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신경모세포종 등을 앓고 있는 환아들의 모습이다.
이날 새 생명의 길에는 환아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단 총 20그루의 붉가시나무가 심어졌다. 붉가시나무는 밑동을 잘라버려도 가지가 뻗어나와 살아나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로 환아들의 쾌유를 비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새 생명의 길은 환아들과 가족들의 소망을 담은 나무들이 잘 자라 환아들에게 희망을 주고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지난해 6월 제 1회 건강플러스행복캠프 때 만들어졌다.
이 캠프에는 환아 20명과 가족 45명, 심평원 직원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 15명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직원들 4명이 참여했다.
림프구성 백혈병 표준형 치료를 종결한 뒤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최민건(4) 군의 어머니 이상미(32) 씨는 “민건이의 완치와 가족들의 행복을 빌었다”면서 “민건이가 완치되면 다시 와서 캡슐을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한 제주도사회복지협회 회장(메이즈 랜드 대표)은 “예로부터 귀한 자식이 태어나면 수명이 오래가는 나무를 심었다”면서 “부모와 같이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무를 심고 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며 생명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건강플러스 행복캠프는 다양한 휴식 체험을 통해 희귀 난치병을 앓는 환아들의 정서적 건강과 심리적 만족을 돕는다.
심평원의 김재식 총무부장은 “환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비행기를 타는 것, 제주도에 가는 것, 병원을 벗어나 다른 좋은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이었다”면서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캠프”라고 전했다.
이 캠프는 더마파크, 에코랜드 등의 테마파크 방문, 제주 보리빵 만들기 등 제주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환아들과 부모들이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낭독하는 등 가족들의 사랑을 더욱 키워가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전국 각지에서 제주도로 비행기를 타고온 환아들은 L호텔에 묵으며 세 가지 소원을 모두 이뤘다.
심평원 직원들은 2004년 3월부터 지속적으로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계좌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3000원을 한 계좌로 해 월급에서 따로 떼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
이번 행사로 인한 7000만 원 상당의 비용은 모두 심평원 직원들의 기금에서 나왔다. 이 기금을 통해 지난 3월 말까지 희귀난치질환 어린이 149명에게 9억7800만 원을 지원했다. 심평원의 1800명 직원들 중 일부를 뺀 거의 전직원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병마와 싸우다 지친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환아들과 가족들의 정서적 도움을 주는 건강플러스 행복캠프를 시작했다.
모옥희 사회복지협의회 부장은 “희귀 난치병의 경우 치료비 등의 경제적 지원 위주라 정서적 지원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정서적 지원에 자원봉사자의 인적 지원까지 더해 삼박자를 맞추는 지원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심평원은 보호시설 아동의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시각 장애인과 함께하는 시네마 데이트 등 봉사활동을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다.
7일 행사에서 최고 인기를 끌었던 것은 난치병을 극복한 청년록밴드 ‘레인보우 브리지’의 공연. 레인보우 브리지는 투병을 통해 새 삶을 살게 됐다는 의미의 무지개와 사회와 환자들을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심평원은 이들 밴드에게 연습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총 4명의 멤버로 구성된 이들은 2010년 2월 창단했다. 공연 도중 환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고 앙코르를 연발해 좌중에 흐뭇한 미소를 선사했다.
베이스를 맡은 16세 때 뇌종양을 앓았던 권선민(23) 군은 “환아들이 힘든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끝까지 용기 잃지 말고 날아오르라는 의미로 ‘나는 나비’라는 곡을 들려드렸다”면서 “환아들에게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을 달라”고 호소했다.
백혈병을 앓았다 완치된 또 다른 멤버 장영후(21) 군은 “환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면서 “환아들이 완치가 되어 우리처럼 무대에 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