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시장은 24일 오전 8시40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청 신청사로 첫 출근을 했다. 그는 “신청사를 두고 논란도 많았지만 86년 만에 새로 지어진 신청사에서 서울시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미래를 써가겠다”며 첫 출근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집무실이 마음에 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시장은 “반지하에 사시는 분들도 많은데 넓은 공간을 쓰면서 불평을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시장실뿐만 아니라 신청사 전체에 많은 스토리를 입혀 외국 손님들이나 외부 인사들을 위한 오픈하우스로 만들어 선보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마무리 공사 중인 신청사를 둘러본 뒤 디자인에 치중하다 보니 답답한 느낌을 준다며 “안 들어가면 안 되나”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시장실 창문이 조그맣게 설계돼 전망이 막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시장실에 들어선 박 시장은 재활용 목재를 활용해 만든 탁자, 작은 농장, 옛 집무실에서 가져온 책장과 파일 등을 소개했다. 6층에 위치한 160㎡의 시장 집무실에는 올해를 공유도시와 도시농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박 시장의 시정철학과 아이디어가 상당 부분 반영된 모습이었다. 회의용 테이블과 의자, 텃밭 상자를 제외하고는 새로 구매한 물품이 거의 없어 집무실 풍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박 시장이 업무를 보는 집무실 책상은 여의도 성모병원 서랍들, 성동초등학교에서 사용하던 신발장, 신수동의 한 교회 의자, 가정집에서 나온 장롱 등 최근 버려진 재활용 목재를 활용해 만들었다. 벌써 서류더미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회의용 의자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대림시장이나 백사마을 등에서 가지고 온 의자가 재활용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노들섬 등에 도심 텃밭을 조성하고 광화문 광장에 벼상자를 갖다 놓은 데 이어 새 집무실 창가 쪽에 ‘희망소원’이라고 이름 붙인 작은 텃밭을 꾸몄다. 사람 키 높이만 한 2층짜리 텃밭 상자(길이 2.5m×너비 0.9m×높이 2.3m)에는 배추, 쪽파, 취나물, 겨자, 상추 등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직접 키울 거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아직은 할 줄 모르지만 이제 키우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목재로 된 책상을 시중에서 구매하려고 하니까 3000만 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며 “폐목재로 재활용가구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문화놀이로짱’에 의뢰해 회의용 책상과 시장 집무용 책상 등을 만들어 예산 1200만 원 정도가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외 모든 물품과 집기들은 기존에 쓰던 것들을 그대로 가져와 저예산 이사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서울시청 직원 2200명의 신청사 대이동은 23일 기획조정실 이사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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