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미겔 루이스가 말하는 영혼의 치유·깨달음의 길잡이 사람마다 힐링이고 가는 곳마다 힐링이다. 고달프고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함일게다. 하지만 힐링이 육체만을 위한 것이 아닐진대, 마음을 다독이고 영혼을 어루만지는 길이야말로 우리가 끝내 찾아나서야 할 목적지다. 그게 너무 상투적인 사랑·용서·꿈, 뭐 그런 것일지라도.

두 권의 책이 있다. ‘행자’와 ‘네 가지 약속’. 베트남 스님 틱낫한과 멕시코의 영적 치료사 돈 미겔 루이스가 힐링에 목말라 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영혼의 가르침을 담았다.

명상 에세이로 국내 독자들의 ‘화’를 가라앉혀준 틱낫한 스님은 소설‘행자’를 통해 지극한 사랑과 끝없는 인내가 인생 최고 가치임을 설파한다.
여자로서의 삶을 버리고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는 행자로 평생 살아간 ‘티낀’. 베트남인들이 관음보살의 현신으로 여기는 그녀는 자신에게 잘못한 이들을 이해했고, 용서했고, 마침내 사랑했다.

타인의 잘못을 내 마음속에서 비워내는 것, 아니 잊어버리는 것, 어쩌면 잊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이해이고 용서이자 참된 사랑이다. 이해심이 생기면 설혹 상대가 최악일지라도 사랑할 수 있고 포옹할 수 있다. 그들의 결점은 바로 우리 자신의 결점이기 때문이다.

이거야말로 영혼의 힐링이다. 기억하고 집착하고 쌓아가는 건 상처뿐이다. 선입관과 편견을 잊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겔 루이스는 네 가지로 정리한다. ‘말로 죄를 짓지 마라’‘어떤 것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마라’‘추측하지 마라’‘항상 최선을 다하라’. 이 정도면 누구나 실천하기에 너무 쉬운게 아닌가. 하지만‘No’.

말은 즐거운 마술이지만 한편으론 사악한 마법이다. 험담이든 찬사든 말을 하면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번 수천번의 죄를 짓고야 만다. 또 추측은 오해를 부르고 오해는 문제를 일으킨다.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진실과 멀어지게 되고 마침내는 담을 쌓고 만다.

루이스는 천 년간 내려온 톨텍 인디언 지혜의 정수만을 뽑아 그만의 멋진 문장으로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말한다.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한 번에 하루만 살아라.”

한가위에 온가족이 모여 웃고 떠드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힐링이다. 내일 일주일 한달 일년 십년…, 행복도 깨달음도 미래에 있지 않다. 부디 ‘추석 하루만 살아라’. 한기찬·유향란 옮김.

김헌규 기자 hgkim@munhwa.com
김헌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