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백선엽 장군
김광진 의원
김광진 의원
“6·25영웅 이런 취급하면 누가 나라에 목숨바치겠나”‘6·25 전쟁’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백선엽(92)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을 ‘민족반역자’로 언급한 김광진(31) 민주통합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예비역 장병들은 물론 현역 장병들까지 거세게 반발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 의원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민족의 반역자인 백선엽 장군의 뮤지컬 제작에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발언해 육군 중장 출신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이 백 장군을 민족반역자라고 부른 근거는 백 장군이 일제강점기 만주군관학교 출신으로 간도특설대 소위로 임관했다는 점이다. 백 장군은 간도특설대 소위로 임관했다는 사실을 회고록에서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간도특설대 역할에 대해서 백 장군은 주로 중공 팔로군을 격퇴하는 활동을 했다고 밝힌 반면, 김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활동한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일제가 간도 지역의 조선인 항일유격부대를 제거하기 위해 설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인식이 저런 현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칠곡 다부동 전투, 38선 돌파와 평양 입성, 서울 탈환 등 고비마다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군들도 ‘6·25전쟁 영웅’으로 대접하고 있다.

전·현직 군인들은 일제히 김 의원의 발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김모 육군 대령은 “평양에 가장 먼저 입성하고 수많은 공을 세워 일반 국민들도 6·25전쟁 영웅으로 알고 있는 92세 전쟁 영웅을 이렇게 폄하한다면 누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느냐”고 말했다. 김모(48) 예비역 육군 중령은 “국회의원의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김광진 의원이 ‘민족반역자’라고 표현한 것은 너무나 선정적이고 선동적”이라며 “누구에게나 공과(功過)가 있기 때문에 ‘공’과 ‘과’를 같이 고려해야지 ‘과’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반역자’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남동부지구 사무국장 출신인 김 의원은 민주당이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청년 비례대표 선거에서 뽑혀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9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민족문제연구소·역사정의실천연대와 함께 “친일인사를 전쟁 영웅으로 미화하는 뮤지컬 ‘The Promise(약속)’를 국방부 예산(6억 원)을 들여 진행하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병기·한강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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