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사칭 강력범죄 날로 기승 택배원을 사칭해 아파트 등 일반 가정집에 들어가 강도와 성폭행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례가 최근 다시 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라에서는 오모(29) 씨가 택배원을 사칭해 전 여자친구 최모(31) 씨의 집에 침입한 뒤 최 씨와 박모(33) 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칼부림’ 사건이 벌어졌다. 최 씨는 ‘택배원’이라는 말에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줬고, 오 씨는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최 씨 등을 찔러 결국 최 씨가 과다출혈로 숨졌고 함께 있던 박 씨 역시 중태에 빠졌다.

여성들이 혼자 사는 집을 노려 택배원 등을 가장해 들어간 뒤 성폭행을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인천 남부경찰서는 택배원이라고 속여 침입한 뒤 여성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김모(35) 씨를 구속했다. 김 씨는 지난 8월 중순 인천 남구 숭의동에서 택배원으로 가장해 A(여·19) 씨가 사는 원룸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하고 현금 13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는 모두 6000건으로 이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택배원이나 검침원 등을 사칭한 범인들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스나 수도 검침원을 가장해 집안에 침입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택배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택배원 사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인터넷에는 ‘택배 범죄 예방’에 관련된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인터넷 블로그에는 ‘택배원 사칭 범죄 대응 요령’이라며 혼자 산다면 직장 또는 학교를 배송장소로 선택, 현관문 렌즈로 택배기사 직원의 근무복 확인, 문을 열어주기 전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기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택배원 사칭 등의 범죄는 피해자가 방심하기 쉽고 대부분 혼자 사는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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