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지도부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본다. 다만 빠른 시간 안에 의미있는 구조적인 개혁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산중국포럼’ 첫날인 11일 ‘전환기의 중국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첫 전체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의 새 지도부가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개혁의 방식과 그 변화의 속도에 있어서는 그 의견이 엇갈렸다.
케네스 리버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구조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지기까지는 수년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리버설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개혁과제로 ▲견고한 경제 성장률 유지 ▲내수와 수출 균형 ▲법치 중시 ▲부정부패 척결 ▲관료주의 타파와 고위 간부 특혜 감소 등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개혁에 대해 “벌써 수사적인 개혁은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개혁을 할지에 대한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체제를 유지하려는 기득권 세력이 아직 공고하고 중앙에서 추진하는 개혁이 기층 조직까지 어느 정도로 유효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정재호(정치외교학) 서울대 교수는 시진핑 체제에서의 중국의 미래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달 시진핑의 취임 연설에서 ‘다수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고 말한 것을 보면 마치 보통선거를 통해 당선된 사람 같은 화법을 구사했다면서 “시진핑 자신은 그렇게 (개혁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두번째로 나이가 어리고 원로들의 영향력이 높은 상황에서 얼마나 그 뜻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이번 지도부 교체에 대해 “계파 간의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리더십 전환 자체가 의미가 있다”면서 이른바 ‘당내 민주화’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진 교수는 과거에는 국가가 사회를 모두 장악하고 주도했지만 사회의 요구를 국가가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중산층의 급증을 새 지도부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그는 “교육받은 중산층 급증과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사회로부터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새로운 압력에 맞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새 지도부가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대외정책과 관련, 리버설 선임연구원과 진 교수는 중국은 당분간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키우기보다는 국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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