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스 딜레마 / 폴 우드러프 지음, 이은진 옮김 / 원더박스

아이아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 때의 영웅이다. 전사한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오디세우스가 독차지하는 것을 보고 자결해 후대에 이름을 남겼다.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현대판 아이아스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특히 연말 연초, 연봉 협상과 승진 심사의 시기가 시작될 때면 누구나 잠재적 아이아스가 된다.

조직 내 보상과 분배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이아스 문제를 성과주의 사회의 딜레마로 규정한 이 책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아스는 팀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단결’과 ‘정의’를 이야기한다. 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수하면서 조직을 단결시킬 수 있어야 정의가 실현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리더십에서의 정의를 설명하기 위해 형평성이라는 개념을 끌어들인다. 형평성은 동정심을 금지하지만 정의는 동정심을 허용한다. 저자에 따르면 동정심과 연관성을 갖는 정의가 조직 구성원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면 분노를 누그러뜨릴 때에도 효과적이다. 반면 형평성은 현명한 것이 아니라 감정과는 상관없이 그저 원칙만을 따르는 ‘함정’이다. 이 시대 아이아스의 낙오가 생기는 이유는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우두머리가 이 같은 함정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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