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에서 기획한 ‘나의 건강체중 100일 프로젝트’에 첫 번째 참가자로 나서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박 시장은 29일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다이어트’를 한국말로 번역하면 뭔 줄 아느냐”고 질문한 후 바로 “‘내일부터’다. 대부분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며 ‘지금은 힘들고 내일부터 해야지’라고 한다. 나도 그랬다”며 “이번 기회에 다이어트의 한국말을 ‘지금부터’로 바꾸자. 이번 프로젝트를 잘 활용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또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서울시민의 비만율 감소를 위해 기획됐다. 30일 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운동 실천율은 17개 시·도 중 최하위로, 시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서울아 운동하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춘 시 건강증진과장은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암 등을 유발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비용이 총 질병 비용의 13.2%인 4조300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시는 6월 초에 참가자를 모집하고 하순쯤 시작할 예정인 이번 프로젝트 참여인원을 3000명으로 예상하고, 이 인원이 100일 동안 9t의 체중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측정 및 상담자료를 근거로 자가 건강관리 계획을 세운 후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비만도를 측정, 개인별 운동처방전을 받게 된다.
시는 참가자들의 건강체중 목표설정을 지원하고, 금연·절주·스트레스 감소 등 통합 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 참가 신청은 시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3개월 동안 3㎏의 체중을 감량해 그 상태를 3개월간 유지하는 ‘3·3·3 도전’에 나서는 박 시장은 운동 시작 전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인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로부터 ‘운동처방전’을 받았다.
박 교수는 운동처방전을 통해 박 시장의 현재 신체활동량이 매우 부족하다고 진단하며, 주 3∼5일 하루에 30∼50분씩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운동을 하라고 처방했다. 박 교수는 “박 시장의 감량 목표는 적당하지만 식사량을 줄여 살을 빼면 근육도 함께 빠지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며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체중을 줄이기 위해 틈나는 대로 걷고 다양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굶어서 뺀 살은 금방 다시 찐다고 알고 있다. 단시간에 살을 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3㎏ 감량한 몸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출퇴근 시 계단을 이용하고, 시청 주변 헬스클럽에서 근육 운동도 할 계획”이라며 “시장 되기 전에 3개월에 30만 원으로 싸게 해준다고 해서 집 근처 헬스클럽에 다녔는데 열흘쯤 가고 안 갔다. 이번에는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가 백두대간을 걸었을 때 몸무게가 6∼7㎏ 빠졌다. 소고기 10근 정도를 뺀 거다(웃음). 못 먹어 고통받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 가슴 아픈 얘기지만 비만이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이 살을 빼고,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3000명이 참여해 성공하면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지금까지 건강을 자신해왔다. 매일 1대 1만7000으로 시 공무원들을 상대하고 있지 않으냐(웃음)”며 “하지만 최근 건강검진을 해보니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비만의 경계에 있더라. 이 단계를 넘어서면 당뇨를 포함해 온갖 성인병이 걸리게 되는데 운동으로 체중을 낮추면 예방이 될 것이다. 나와 같은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목표치인 9t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못했는데 앞으로 일요일에는 무조건 일정을 잡지 않고 산에 가겠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시민들과 함께 등산을 할 예정이다. 또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각자가 실천한 운동내용을 올리도록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가 운동하는 과정도 소개하겠다. 그렇게 하면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예방 행정’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박 시장은 ‘생활체육을 통한 의료 복지비용 감축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계획이냐’는 질문에 “생활체육 정책은 큰돈이 들지 않는다. 의료비용으로 지출하는 돈의 5%만 생활체육에 쓰면 시민들의 행복한 삶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둘레길과 산책로를 많이 만들고, 운동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라며 “또 중국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태극권을 하듯 시민들이 서울광장에서 춤을 추게 하겠다. 춤을 추면 특정 질병이 예방되는 기능성 춤이 있더라. 그런 것들을 개발하고, 외국 사례도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초 영국 BBC 방송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나와 생활체육 캠페인을 소개하며 3분 동안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보고 생활체육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소개하며 “서울시가 좋은 정책을 만들면 다른 시·도로 확산될 것이고, 중앙정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시장은 100일 후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인 결과와 ‘체험 시정’을 펼치며 느낀 점 등을 문화일보 지면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뭐든지 일을 제대로 하려면 자기 스스로를 구속해야 한다. 영어 공부를 할 때도 학원에 등록하면 수강료 때문에라도 계속 다니게 된다”며 “시민들과 약속을 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여럿이 함께 목표를 정해놓고 운동을 하다보면 재미있고 즐거워질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생활습관이 바뀌게 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집단적 놀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구철·박정민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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