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여력 있지만 망설여 정부서 분위기 조성해야정부가 하반기에 3% 이상의 높은 성장률 목표를 설정하면서 국내기업들의 위축된 투자 분위기를 어떻게 살릴지가 경기회복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대 주요 대기업들은 투자할 여력은 있지만 투자성향은 보수화되고 있어 이들의 투자의욕을 얼마나 회복시키느냐가 정부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꼽히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가 10대 그룹의 설비투자 동향을 살펴본 결과, 설비투자 여력은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성향은 보수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체 대기업(2.4%)보다 높은 8.8%로 나타났고, 이에 따른 국내 산업에 대한 투자 기여도도 지난해 기준 3.6%로 전체 대기업(2.4%)보다 높았다.

10대 그룹의 투자성향 지수(설비투자/영업이익)는 지난 2011년 0.89에서 지난해 0.93으로 증가했지만, 전체 대기업의 투자성향(2012년 1.11)을 밑돌았다. 이는 이들 기업의 투자성향이 갈수록 보수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8년에 평균 0.90을 기록했던 10대 그룹의 투자성향지수는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2년에는 0.86으로 하락했다. 투자성향이 1을 밑돈다는 것은 영업이익보다 설비투자액이 적다는 의미로, 투자결정의 보수화를 뜻한다. 그렇다고 돈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대 그룹의 투자여력(현금성자산/총자산)은 2011년 9.0%에서 지난해 9.1%로 높아졌다. 결국 돈은 있지만 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밖에 볼 수 없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너무 큰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 전망을 조사한 결과, 34.4%만이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해 3개 기업 중 1곳은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이들의 호응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경기회복의 최대 열쇠인 셈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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