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작가 위화 새 장편 ‘제7일’ “나의 어린 시절은 웃음소리처럼 마냥 즐거워, 나는 내가 아버지의 인생을 갉아먹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 내가 철도 위로 떨어진 뒤 아버지의 인생길은 순식간에 좁아져 버렸다.”

기차가 낳은 아이 양페이는 태어나면서 생모와 이별하고 철도 선로 인부였던 아버지에게 극적으로 구출돼 그의 아들로 살아가게 된다.

‘허삼관 매혈기’로 한국독자들에게 중국 소설의 매력을 전해준 위화의 새 장편 ‘제7일’(푸른숲)은 사고로 버려진 아이를 혈혈단신 총각의 몸으로 키우는 아버지와 그들을 돌봐주는 아버지 친구 부부의 이야기, 산아제한 정책으로 강제 유산돼 시신마저 묘연히 처리된 태아들을 그리고 있다. 중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거장의 풍모가 짙게 배어있다. ‘제7일’은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나서 7일 동안 연옥에서 이승의 인연들을 만나 그 동안의 앙금도 풀고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양페이처럼 ‘죽었어도 매장되지 못한 이들’이 머무는 곳은 이승과 저승 사이 어느 자락에 따로 있다.

“나와 아버지는 영원한 이별 뒤에 다시 만났다. 아빠, 나랑 같이 가요, 하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 이 대기실에서의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기에 이렇게 말했다. ‘아빠, 자주 뵈러 올게요.’”

책은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유사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과 서로를 증오하는 혈연 가족의 모습을 대비시킨다. 협잡과 꼼수가 난무하는 현세와 서로를 죽인 원수임에도 매일 토닥토닥 싸우며 아옹다옹하며 살아갈 수 있는 연옥을 함께 보여주면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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