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에서 주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공원 내에 설치된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지난 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에서 주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공원 내에 설치된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솔밭체조회 회원들이 강사의 동작에 맞춰 체조를 하고 있다.심만수 기자
솔밭체조회 회원들이 강사의 동작에 맞춰 체조를 하고 있다.심만수 기자
우리동네 생활체육 명소-강북구 솔밭근린공원“자∼ 리듬에 맞춰… 하나! 둘! 하나! 둘!”

단상에 선 강사의 구령과 동시에 신나는 댄스버전 ‘트로트(전통가요)’ 음악이 울창한 소나무숲에 울려퍼졌다. 붉은색 상의를 맞춰 입은 사람들의 몸동작이 리듬에 맞춰 점차 빨라진다. 체조라고 하지만 거의 댄스에 가까울 정도로 동작이 화려하다. 동작을 반복하는 사이 사람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힌다. 지난 4일 오전 6시 서울 강북구 우이동 솔밭근린공원.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매일 아침 이렇게 공원 한편에 마련된 넓은 마당에서 건강 체조를 하고 있다.


이날도 30∼4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음악에 맞춰 신나게 운동을 했다. 이곳에서 체조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50대 이상의 장년층이다. 강북구 솔밭체조회는 22년 동안 솔밭근린공원에서 체조를 해왔다.

2년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체조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60대의 한 여성회원은 “소나무향을 맡으며 운동하기 위해 아침마다 수유동에서 걸어온다”며 “겨울엔 모닥불을 피워놓고 체조를 할 정도로 체조회 회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체조회 회원들은 커다란 소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했다. 초가을로 들어선 요즘 이른 아침에는 제법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솔밭근린공원의 아침은 이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솔밭근린공원은 강북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생활체육명소다. 이곳의 소나무는 30m는 족히 넘을 정도로 훤칠한 키를 자랑한다. 이 같은 적송 1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곳에는 곳곳에 넓은 공간들이 마련돼 있어 체조를 비롯해 단체운동을 하기에 좋으며 다양한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어 근력운동도 할 수 있다. 또 배드민턴장도 꾸며져 있으며 소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운치있게 펼쳐져 있다. 이곳 산책로는 잘 정돈돼 있어 걷고 뛰기를 좋아하는 주민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이밖에 이곳에는 연못, 야외공연장 등 휴식공간도 갖춰져 있다.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엔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공원에 나와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위를 식혔다.

당초 이곳은 개발 붐이 한창이던 1990년대 중반 아파트 건설지로 선정돼 사라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지역활동을 하던 박겸수 현 강북구청장과 주민들이 소나무 군락지의 보존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부지를 매입, 2004년에 공원으로 개장했다.

주민들은 지금도 당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안도하고 있다. 체조회 회원들은 소나무뿐만 아니라 느티나무와 상수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27종의 야생화와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는 이곳이 아파트촌으로 둔갑했다면 매일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 찾는 1000여 명의 주민들은 집에서 늦잠을 자고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드민턴클럽 회원인 조희원(51) 씨는 “아파트 개발을 막기 위해 주민들도 많이 애를 썼다”며 “지금도 이곳을 생활체육공원으로 만든 것에 대해 주민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회원이 적게 모인 이날 아침 조 씨는 “전날 배드민턴 구청장기 대회가 열렸던 터라 장년층 중심의 클럽 회원들이 몸살이 난 모양”이라며 “그래도 매일 아침 30여 명 가까운 인원이 꾸준히 운동을 하러 나온다”고 설명했다.

매일 아침 이곳에서 배드민턴을 친다는 한 부부는 “셔틀콕에 집중하며 30분쯤 뛰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젖지만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면 이내 몸이 뽀송뽀송해진다”며 “배드민턴을 시작하고부터 생활에 활력이 생겼고, 부부금실도 더 좋아졌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우이령길 입구부터 솔밭근린공원 상단에 이르는 2.9㎞의 또다른 소나무숲길 구간은 주민들의 ‘힐링’ 공간이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받으며 삼림욕을 하다 보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은 운동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공원이 가까이 있어 주말과 휴일에도 굳이 먼 곳으로 나들이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강북구는 자연이 선물한 생활체육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는 솔밭근린공원 소나무의 생육을 저해하는 각종 병해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숲가꾸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인근 북한산 산림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때문인지 강북구엔 현재 솔밭근린공원 등을 중심으로 26개 종목 474개의 생활체육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구는 구청장기, 연합회장기 등 각종 생활체육대회 개최를 지원, 동호인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강북구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녹색도시’로, 주민들이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을 지키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라며 “구에서는 북한산 자락부터 솔밭근린공원까지 생활체육을 위한 공간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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