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무기 수출국 기술통제… 자체정비 발묶여 군수업체들의 공인시험성적서 위조로 기준에 맞지 않는 부품들이 군에 납품되면서 일선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기 중 잔고장에 시달리거나 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군 전력 유지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군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무기 현대화 사업을 펼쳤지만, 현재에도 베트남전 때 사용하던 무기와 최근 개발된 무기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형 무기는 부품을 돌려막기로 운영하고 신형 무기는 기술 유출을 우려한 외국의 견제에 시달리면서 한국군의 무기관리가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구형 무기는 부품 없어 돌려막기=한국군이 사용하는 F-4 팬텀 전투기는 베트남전 때부터 사용하던 무기다. 2013년 기준으로 공군은 60여 기의 F-4를 운용 중이며, 이들 전투기는 2019년까지 한국 영공을 지키게 된다.

하지만 F-4는 단종된 모델로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 없어 도태된 장비에서 부품을 빼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군의 한 중령은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전투기가 퇴역되기를 바란 적도 있다”고 말할 정도다. 수리 부속이 부족해 다른 무기의 부품을 돌려막는 ‘동류전용(同類轉用)’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한기호(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공군에 비해 최신 장비를 도입했다는 해군도 지난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100여 건의 무기에서 동류전용을 통해 부족한 부품을 대체했다.

또 육군이 운용하는 코브라(AH-1S) 헬기는 부품이 없어 전체 69대 중 6대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고 10개월 내에는 17대가 운행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견제로 최신무기 정비능력 저하=구형 무기가 부품이 없어 문제라면, 신형 장비는 외국의 기술 견제 등으로 후속군수지원이 제한된다. 2011년 6월 미 정부 산하 국방기술이전협회(DTCC)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해 “한국군 기술자들이 야간 저고도 침투 공격 장비인 타이거 아이를 무단으로 분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한국 공군 관계자는 해당 장비가 잔고장을 일으켜 이를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산국 입장에서는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복제 여부를 꾸준히 감시하고 있어 우리 군당국의 정비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독도함에서 화재를 일으킨 발전기도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고치지 못해 외국으로 보냈다.

이에 대해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기술통제에 맞서 국내 기술을 발전시켜야 후속군수지원도 원할하게 이뤄진다”며 “국방과학연구소가 방산업체 관리 역할에 안주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기술개발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개발 무기 평가도 강화돼야=K-21 장갑차, K-11 복합소총 등은 한때 한국군의 ‘명품무기’에 속했으나, 전력화 과정에서 갖가지 잡음을 일으켜 전력화와 검사, 재전력화를 반복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국산 무기에 대한 무리한 개발일정 등을 문제점으로 지목한다. 새로 개발된 무기는 ‘개발자 테스트’와 ‘운용자 테스트’를 거치는데, 이 기간이 각각 3개월 안팎이다. 테스트도 미리 정한 사용기준 메뉴얼 내에서 진행되다보니, 실제 무기를 사용하는 환경이 반영되기 어렵다.

실제로 K-21 장갑차 수중 기동의 경우, 운용자 기준 메뉴얼 내에서 운용할 때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 엔진을 높여 사용했을 때는 압력 차로 장갑차 안으로 물이 샜다. 이 때문에 방위사업청 내에서도 ‘현장평가(필드 테스트)’를 확대, 소요군에 맞게 체계를 갖춘 후 전력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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