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 땐 연예계 퇴출… 오래된 ‘스폰서문화’ 도마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연예 기획사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3일 유명 가수·배우 등이 소속된 기획사 등 관련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도대체 수사선상에 오른 연예인이 누구냐”고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는 이번 연예인 성매매 수사를 ‘건국 이래 처음 있는 대규모 사건’으로 보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관련 연예인 30명이 ‘동영상 유출’이나 ‘셀카 누드’ 같은 성적 호기심의 대상이 아닌, 매매를 통한 성 상품화의 주체라는 점에서 업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여배우가 다수 소속된 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지금은 시스템화된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예인의 사생활을 일절 간섭하지 않고 있다”며 “혹시 우리 소속사 연예인이 연루되지 않았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사들은 그간 마약이나 도박 등에 연루된 연예인의 범죄 사실도 미리 간파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당사자가 범죄 사실을 끝까지 부인해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확인이 어려웠다. 기획사들은 특히 이번 사건이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했기 때문인지, 다른 사건에 비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얘기’ ‘우리는 아니다’ 등으로 사건 관련성을 전면 부정했다.

이처럼 연예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성매매 사건이 연예인의 생명을 완전히 앗아갈 수 있기 때문. 마약, 도박 등 다른 사건들에 연루된 연예인들은 최소 2년에서 길게는 8년 만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지만, 성매매 당사자들은 수사 결과로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중견 기획사 이사는 “대중으로부터 얻은 화려한 이미지를 몸으로 다시 상품화한다는 사실은 여성 연예인의 가장 큰 비극”이라며 “도덕적 해이의 최고 단계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도 도박 등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출연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KBS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는 심사를 통해 위법 또는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또는 일반인의 방송 출연을 규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성매매 의혹 연예인들의 성매매 혐의가 확인될 경우 방송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그간 암암리에 진행돼 온 ‘스폰서 문화’도 도마에 올랐다. 2000년대 이후 매니지먼트가 시스템화하면서 연예인의 사생활과 공적 활동이 완전히 분리됐는데, 사생활 사이로 파고든, 이른바 성매매 ‘로비스트’가 연예인과 스폰서를 연결해 주는 분위기를 확산시켰다는 것.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경우 매니지먼트 업계에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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