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경제학회 보고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시행될 경우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국내 금융 변수들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허찬국(무역학) 충남대 교수와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오전 홍익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제36차 동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 금리, 환율, 자본 유입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6년 이후 올 10월까지 주별 시계열 자료를 사용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의 금리, 환율 및 자본 유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시작되면 수 개월 동안 한국 금융 변수들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체로 국채 및 회사채 금리가 오를 것이며, 초기에 10% 이상 높아졌던 환율은 높은 금리의 효과로 자본 유입이 안정화되면 점차 떨어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시중금리의 상승 전망이 자본 유입의 유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체로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외국인 자본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최근 시계열 자료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는 2006년 이후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와 상당히 달랐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본격적으로 축소될 경우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며, 자본유입 감소를 넘어 국내에서 자본이 순유출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보고서는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중 금리의 상승이 부채 수준이 높은 가계와 일부 기업, 공기업 등에 큰 충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외환시장의 변동 가능성에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나리오를 ‘기본 시나리오(Baseline)’ ‘비둘기파 시나리오(온건하고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 ‘매파 시나리오(강하고 급진적인 양적완화 축소)’ 등 3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한국의 금리, 환율, 자본 유출입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이 매파 시나리오를 채택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른 시나리오를 선택했을 때보다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교수와 김 연구위원은 “지금이라도 미국의 통화 정책이 정상화되기까지 자본 유출입을 늦출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 참여가 빠르게 늘어난 채권 시장에 대해 한시적으로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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