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미군 잇단 증강 배경 미국 본토의 주요 전력이 지난해부터 주한미군에 잇따라 증원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순환배치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대중국 견제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주한미군 전력의 증강을 북한 지도층의 급변사태 등과 연결하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월 중으로 미 본토에 대기 중이던 F-16 1개 대대(12대)와 300여 명의 병력이 경기 오산에 배치될 예정이며, 2월 중에는 M1A2 전차와 M2A3 전투장갑차, 800여 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기계화대대가 경기 동두천에 위치한 미군 기지로 ‘순환배치’ 형식으로 들어온다. 주한미군 증강은 이라크전에 차출됐던 부대들을 순환배치 형식으로 한국에 재배치함으로써 이뤄졌다.

지난해 가장 먼저 한국에 재배치된 부대는 경기 의정부 기지로 돌아온 제23화학대대(250여 명)로, 이들은 화생방 탐지와 정찰·제독임무 등을 수행하는 부대다. 이어서 같은 해 10월에는 30대의 카이오와(OH-58D) 헬기와 380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제4공격정찰 헬기대대가 한국을 찾았다. 카이오와 헬기는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과 히드라-70 로켓 등을 장착해 대전차 공격임무를 수행한다. 국방부는 잇따른 미군의 전력증강에 대해 일정기간만 머무르는 순환배치란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중국 견제 포석이 강하게 감지된다고 밝히고 있다. 순환배치로 들어온 부대의 병력은 일정기간 뒤 이동해도 장비는 그대로 남고 다른 지역의 부대원들이 들어와 같은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의 급변 사태와 중국 움직임 등에 대비한 전력 증강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순환배치 되는 부대들은 대부분 이라크전에 차출돼 2004년과 2005년 한국을 떠났다가, 2009년 종전 뒤 미 본토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이어지는 전력 증원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급변사태 등과 연결해 분석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 연구위원은 “미군이 주요 전력을 한국에 순환배치 한 것은 북한에 ‘전략적 오판을 하지 말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한강 이북지역 등 주요 지역에 배치함으로써 방어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핵잠수함 정찰 활동의 60% 이상을 한반도 주변 해역과 태평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본격적인 대중 견제를 위한 사전작업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한스 크리스텐슨, 로버트 노리스 박사가 ‘핵과학자회보’ 최신호에 공동 게재한 ‘2014 미국 핵전력’(US nuclear forces, 2014) 보고서에 따르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전략잠수함 14척을 이용해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핵 억지 정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정찰 작전의 60% 이상은 태평양에서 이뤄진다. 이들 잠수함은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군사적 돌발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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