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대피 요령 등 교육전무, 안전요원 한명도 배치 안돼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진행된 부산외대의 신입생 환영회 일정 가운데 식사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일정이 붕괴 사고가 발생한 체육관에서 진행됐지만 리조트 측은 비상시 외부 대피 요령 등 안전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일정표와 학생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56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임에도 학생들의 일정에는 안전교육이 전혀 배정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에 참석한 한 학생은 “학생들이 리조트에 도착한 오후 3시부터 사고가 발생한 오후 9시 15분까지 1시간 정도의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일정이 체육관에서 진행됐지만 리조트 측으로부터 시설 관련 설명이나 안전교육 등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대학 소개, 동아리 공연, 레크리에이션 등이 모두 체육관에서 진행됐지만 체육관에는 비상시 학생들을 도와줄 안전요원이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 또 다른 학생은 “체육관 인근에 리조트 측 안전요원은 한 명도 없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와 제설작업을 부탁할 때까지 직원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생회 측에서 고용한 이벤트 회사 직원들도 사회자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체육관이 아닌 리조트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의 안전에 무관심했던 것은 학교 측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측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고 교무처장을 비롯한 3명의 교직원만 학생들과 동행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외대 김학현 총무처장은 “동행한 교무처장을 통해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하긴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행사에서 학생들이 받은 안전교육은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단과대학별 간부들이 포함된 90명의 선발대가 신입생들보다 먼저 학교를 출발할 때 부산외대 교내 체육관 앞 광장에서 인원 파악 시간에 자체적으로 실시한 단 몇 분간의 사고예방 교육이 전부였다. 당시 선발대로 참석한 한 학생은 “선발대 출발 당시 사고예방을 위한 교육이 잠깐 진행됐지만 워낙 짧은 시간에 부산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된터라 교육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10여 명이 모이는 소규모 행사에도 주변 위험시설물 등에 대한 주의를 주고 사전 안전교육이 필요한데 수백 명의 인원을 모아 놓고 아무런 안전교육이나 안전요원도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이번 사고가 ‘예고된 인재’라는 점을 알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 정유진·이후연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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