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국이지만 국제 영향력은 기대 이하”中 국제정치학 석학 천즈민 문화일보 단독인터뷰

중국의 저명 국제정치학자인 천즈민(陳志敏·사진) 푸단(復旦)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은 더 나아간 제재를 행동에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원장은 또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리밸런싱) 전략과 관련,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낸다 해도 미국은 국가전략인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철회하거나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원장은 2일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거론한 것과 관련,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제, “그럼에도 실행에 옮긴다면 중국은 더한 제재를 행동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천 원장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아산중국회의 2014:중국의 국력평가’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천 원장은 북한의 실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고지도자에 오른 이후 국내정치적인 권력 기반 강화의 목적으로 핵실험을 이미 한 번 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면서 “이제는 국내정치적 필요성이 거의 없는 데다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가 뻔하다는 점에서 이성이 있다면 핵실험을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은 낮다”고 일단 분석했다.

최근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조선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하는 등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과 관련, 그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 중국의 이 같은 노력과 뜻에 대해 북한이 별로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중”이라고 밝혔었다.

천 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이 영향력은 있지만 그 영향력은 아직 다른 국가나 정권, 국가의 기본 정책을 마음대로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이 ‘신형대국관계’ 설정에 걸맞게 각종 국제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중국은 크기로 보면 ‘대국’이 맞지만 다른 국가나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아직 진정한 대국은 아니다”라면서 “중국은 국제사회 내의 영향력 측면에서 각종 수단을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를 바꿀 능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중국이 아·태 지역에서의 미국의 방어 전략에 변화를 주려면 북한의 비핵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중국은 북한을 강제로 핵을 포기시킬 만한 능력이 없고, 설령 포기시킨다 해도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이와 맞바꿀 만한 사안이 아닌 국가의 전략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철회하거나 변화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