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골 아기고래(박예분 글, 이보름 그림/ 꿈꾸는 꼬리연) = 지리산 피아골에 있는 고래바위를 보며 상상한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책이다. 비가 오지 않아 바짝 마른 모습으로 있을 때 눈에 띄지 않는 바위가 계곡에 물이 넘치면 신기하리만큼 생생한 고래 모습으로 살아난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새끼 고래를 품은 듯한 엄마 고래, 또 더 위쪽에는 아빠 고래처럼 보이는 큰 바위. 어쩌면 그저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일지 모르지만, 작가는 여기서 지리산의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먼 옛날, 지리산이 바다였을 때 일이다. 아기 고래는 엄마 아빠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와 산이 뒤집히고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 무서운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엄마 아빠 곁에 꼭 붙어 있던 아기 고래는 그만 물살에 떠밀리고, 몸이 딱딱하게 굳어서 꼼짝할 수 없게 된다. 아기 고래는 새소리,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아기 고래의 간절한 마음은 바람을 타고, 구름을 건너, 하늘과 땅으로 산과 바다로 멀리멀리 전해지고, 바람에 물살에 몸이 점점 깎여도 아기 고래는 참고 참으며 긴 세월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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