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성경 / 율리우스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 그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옮김 /프롬나드

- 교양으로 읽는 구약성서 / 이범선 지음 / 교양인


“장대한 규모의 인간과 사물과 언어들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 장엄한 인간의 자취에 공포와 외경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공포와 외경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은 전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이다. 성경은 종교와 관계없이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텍스트이기도 하다. 기독교가 서양 문명의 뿌리인 데다 숱한 문학, 드라마, 영화, 미술, 음악 등이 성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대 문명을, 또 숱한 문화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성경은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경 읽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성서의 낯선 언어와 옛 말투의 생경함 탓에 책장을 덮어 버린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게다가 구약성서의 경우 유대인 특유의 언어, 문화와 종교를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종교인조차 그 행간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즈음해 일반인들을 위한 성경 두 권이 나왔다. 한 권은 참으로 아름답고, 한 권은 이야기책처럼 생생하다.

‘아름다운 성경’은 제목 그대로 아름답다. 독일 화가 율리우스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1794∼1872)의 성스러운 목판화 때문이다. 이 화가는 1851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그림으로 보는 성서를 그려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860년, 그는 240점의 목판화를 완성했다. 수준 높은 기교와 구성을 보여주는 구약성경 172점, 신약성경 78점 등 총 256점의 목판화였다.

그는 당시 “목판보다는 동판이나 철판이 더 세밀하고 부드러운 작업이 가능하고, 표현도 더 정교하지만 내가 표현하려는 주제, 구성방식, 생동감 있는 표현, 원초적인 예술 영감 전달 등을 위해서는 목판화가 더 적합했다”고 말했다. 책은 ‘천지창조 첫째 날’부터 요한묵시록 21장을 담아낸 ‘천국의 예루살렘’까지 총 256장의 목판화와 목판화 아래에 이 부분에 해당하는 성경 구절을 붙여 놓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성화를 연상시키는 성스러움에 세밀한 묘사와 뛰어난 구도 안에 담아낸 풍부한 이야기 때문에, 목판화를 보는 즐거움만도 매우 크다.

기독교 고전 연구가가 내놓은 ‘교양으로 읽는 구약성서’는 구약성서에서 ‘모세오경’으로 분류되는 5권, 역사서 12권, 예언서 17권을 모두 세 권에 담아냈다. 모세오경과 유대인의 탄생(1권), 역사서와 왕들의 시대(2권), 예언서와 고난의 시대(3권)로 구성됐다. 구약성서 속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따라가는 식으로 구성해 종교를 떠나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썼다. 저자는 3년에 걸쳐 이 작업을 진행해 200자 원고지 3700장에 구약성서의 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은 성서를 절대시하는 ‘축자주의적’ 해석에서 벗어나 구약성서를 유대교와 기독교의 기원을 담은 책이자 유대인의 역사서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했다. 이 때문에 단순한 종교의 경전이 아니라 수많은 주변 민족과 경쟁하면서 자신들의 역사를 세운 이스라엘 민족의 저항과 투쟁의 드라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비약과 상징으로 가득 차 있는 성서의 빈틈을 신학적 지식, 인문학적 교양, 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워 소설을 읽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책으로 엮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구약성서의 배경이 되는 메소포타미아부터 이집트, 가나안(팔레스타인),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에 이르는 고대 세계의 정치적·지리적 상황, 신화, 종교, 관습 등 근동 문명에 관한 배경 지식을 더해 성서의 세계를 깊이 있게 펼쳐 놓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