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4∼18일 5일간 방한에서 강론과 미사를 통해 정치권이 새겨들을 만한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소통과 대화’ ‘화해와 연대’ ‘명확한 정체성만큼 중요한 공감 능력’ ‘취약계층 배려’ 등이 핵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부분 선진국처럼 한국도 중요한 사회문제들이 있다”며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 등을 지목한 뒤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14일 청와대 연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빗대 말한 ‘공감’ 메시지는 정치권에도 적용된다. 진정한 대화의 조건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함께 상대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제시했다.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충고다.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주문했다.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을 각별히 배려하고 도와줘야 한다”,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선과 진보,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는 요구 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 젊은이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한다”며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내면 안 된다”(17일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강론)고 강조했다. 외교 조언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가는 끝없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에서의 외교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아시아 대륙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낸다”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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