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기도는 성사안돼… 방한중에 4개 국어 사용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 기간에 총 4개의 언어를 썼다. 모국 아르헨티나의 언어 스페인어와 교황청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라틴어·이탈리아어 그리고 교황이 “서투르다”고 밝힌 영어다. 교황은 이외에 독일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도 일정 수준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방한 동안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한국 땅을 밟은 교황의 첫마디는 스페인어였다. 서울공항에 마중을 나온 박근혜 대통령이 “여행이 불편하지 않으셨는지요?”라고 묻자 교황 또한 스페인어로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황은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교황청은 공식 문서를 라틴어로 처리하지만, 내부에서는 이탈리아어를 가장 많이 쓴다. 교황은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16일 윤지충 바오로 등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 17일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등을 라틴어로 집전하면서, 강론은 이탈리아어로 했다. 14일 한국주교단과의 만남, 16일 아시아주교단과의 만남에서도 이탈리아어로 연설했다.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방한 기간에 교황이 영어를 썼다는 데 있다. 이전에 교황은 공식 행사에서 영어를 쓴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14일 청와대에서 정부 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 이어 15일과 17일 아시아청년대회에서의 강론과 연설에서도 영어를 구사했다.

16일 교황이 음성 꽃동네에서 수도자들과 만날 때 한국어를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예정이었지만 아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꽃동네 가족들을 일일이 안아주면서 일정이 30분가량 지연됐기 때문이다. 교황은 본래 수도자들과 함께 기도를 하면서 시작 부분에서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끝 부분에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에게 강복하소서”를 한국어로 선창할 계획이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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