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종단 지도자와 만남 “종교간 서로 인정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의 미사 봉헌에 앞서 미사에 초청한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문화관에서 따로 만나 “우리는 모두 형제들로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이날 종단 지도자들과의 만남은 당초 7개 종단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종단의 추가 요청이 있었고 ‘더 많은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교황의 바람에 따라 5개 종단이 늘어 천주교를 포함해 모두 12개 종단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종단 지도자들에 대한 만남과 미사 초청은 지난 5월 29일 염수정 추기경이 교황 방한에 앞서 가진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교황은 종단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교황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의 안내에 따라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교 지도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자승 스님이 합장하자 교황도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크게 환영합니다’라는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의 인사에 환하게 웃음짓기도 했다.

서정기 성균관장이 금색 보자기에 싼 선물을 건네자 감사인사를 했으며, 김근상 대한성공회의장이 건네준 십자가 선물에 입을 맞췄다.

교황은 이어 정제천 신부의 통역을 통해 “여기 함께 와주신 친절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종교 지도자들에게 “삶이라는 것은 길이다.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이라며 “다른 형제들을 향해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단 지도자들을 ‘형제’라고 지칭하며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걸어가도록 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감사인사를 전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교황이 타 종교 지도자들에게 전한 ‘화해’의 메시지는 교황 방한과 로마가톨릭을 반대하는 일부 소수 개신교 단체들의 맞불 기도회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종단 지도자들과의 만남에는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도령, 김영주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김철환 기독교 한국루터회 총회장, 박종덕 구세군 대한본영 사령관, 김동엽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장 등도 참석했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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