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처럼 다이어트를 거론할 때 누구나 닭가슴살을 제일 먼저 꼽지만, 무리한 가사로 야기된 주부 손저림, 즉 손목터널증후군을 닭가슴살과 연결 지어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얘기할 때 닭가슴살만큼 좋은 식품도 흔치 않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비타민B6 성분의 결핍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비타민B6가 풍부한 식품이 바로 닭가슴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비타민B6 평균필요량은 남자 1.3㎎/일, 여자 1.2㎎/일이며, 권장섭취량은 평균필요량의 120% 수준으로 남자 1.5㎎/일, 여자 1.4㎎/일이다. 그런데 닭가슴살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B6 함량이 0.53㎎이다.
비타민B6가 손목터널증후군에 좋은 것은 이 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이 혈관의 문제가 아닌 신경장애이기 때문이다. 비타민B6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의 합성과 미엘린 형성에 필요하다. 결핍되면 말초신경, 피부, 점막, 세포에 영향을 주고 어린이의 경우 중추신경의 장애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비타민B6의 별명 중 하나가 ‘신경비타민’이다.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C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비타민B6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비타민B6는 혈액을 구성하는 항체와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또 엽산과 결합해 아민노산 대사 부산물인 호모시스테인의 파괴를 돕는다. 호모시스테인은 최근 콜레스테롤처럼 혈관벽에 작용해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함께 비타민B6는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신장 결석의 형성을 막고, 신경·피부 관련 질환을 예방한다. 메스꺼움을 달래주고 노화도 방지해준다. 손저림은 물론 야간 근육경련, 다리저림, 수족마비 등에도 유익하다.
한편 비타민B 복합체는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함께 모여 작용할 때 강력한 상승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가장 효과적이 되기 위해서는 비타민B1 B2 B6의 양이 동등하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닭가슴살에는 비타민B6는 물론 각종 비타민B 성분들이 골고루 들어 있다.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한다고 해 ‘정신건강비타민’으로도 불리는 비타민B1은 특히 탄수화물 소화에 필요한 성분이어서 한국인들의 경우 신경 써서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B2는 피부, 손발톱, 머리카락 건강 유지에 필요하다. 그래서 구내염 예방에 필요한 성분으로 꼽히기도 한다.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덜어준다고 한다. 이와 함께 니아신으로도 불리는 비타민B3는 혈관과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효능을 지녔다. 판토텐산으로 불리는 비타민B5는 상처 치료를 돕고. 항체를 형성해 병균의 감염을 막는다. 또 엽산으로 불리는 비타민B9은 태아의 뇌 성장을 도와 임산부들에게 필요하고, 성인들의 뇌졸중도 예방해준다. 비타민B12는 악성빈혈을 예방하고, 신경장애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닭가슴살은 수분이 많으므로 구입 당일 요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살이 두껍고 윤기가 흐르며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살이 너무 흰 것은 오래된 닭일 수 있기에 되도록이면 엷은 분홍빛이 나는 것을 골라야 한다. 냉장실에 보관할 때는 종이타월로 수분을 제거하고 가슴살을 한 장씩 랩으로 완전히 감싸서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냉동이 아닌 냉장 보관 시에는 2일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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