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쉬는 증상은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인성 후두’다. 노인성 후두는 근육이나 피부의 노화와 같은 현상으로 성대의 근육이 위축되고 탄력이 떨어져 생기는 성대 노화 증상이다. 대체로 70대에 접어들면 72% 정도에서 발생하지만 발성 습관에 따라 더 이른 나이인 50대부터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으로 이루어진 성대는 콜라겐 등의 탄성 섬유가 소실되고 탄력이 감소하면서 주름이 생긴다. 주름진 성대는 말을 할 때 성대의 양쪽 면이 제대로 맞닿지 못하게 해 틈을 만들어낸다. 그 틈으로 거칠고 바람 새는 듯한 쉰 목소리가 나오고, 성대에 불필요한 힘을 주면서 말하게 된다. 성대 노화와 함께 윤활유의 분비도 줄어들면서 진동이 고르지 못해 쉰 목소리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목소리가 서서히 쉬거나 갈라지고 발음도 부정확해진다. 식사 중 사레걸림 역시 잦아진다. 모두 노인성 후두 증상이다.
노인성 후두는 50∼60세 이후 몸의 전반적인 노화 현상과 함께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원인의 절반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생긴다. 평소 싸우는 듯이 소리를 내지르며 말한다거나 성대를 자극하는 담배, 커피, 탄산음료 등을 자주 마시는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다. 목소리 노화가 심해지면 쉰 목소리와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가 힘들어질 수 있으며, 성대의 개폐 기능이 떨어지면서 음식물을 삼킬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노인성 후두는 50대까지는 목이 조금 불편하고 가끔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정도의 증세만 보인다. 그러나 6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인 목소리로 변해 당황하게 된다. 실제로 70대 이후 10명 중 7명 이상이 성대 근육 및 점막 위축으로 바람 새는 듯한 쉰 소리나 쇳소리를 갖고 있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느껴지는 40대부터 목소리 노화를 막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성 후두가 진행된 상태라면 간단한 시술로 다시 젊게 만들 수 있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위축되거나 주름진 성대에 주사로 생체보형물질을 주입하면 성대의 볼륨이 살아나고 처진 성대 근육이 팽팽해지면서 접촉 면이 제대로 맞닿게 되어 예전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며, “시술시간은 15분 내외로 짧으며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노년층에서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술 후 다음 날 바로 음식 섭취와 일상 복귀가 용이하며, 정상에 가까운 음성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젊은층에 갑자기 쉰 목소리 증상이 나타날 때는 급성 후두염도 의심해볼 수 있다. 급성 후두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성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잘 생긴다. 목이 쉬고 침을 삼킬 때 목이 아프며, 열, 두통, 비염, 결막염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간단한 약물과 휴식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술자리가 잦은 남성에게도 목이 쉬는 증상이 나올 수 있다. 위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해 성대에 자극을 줘서 발생하는 역류성 인후두염에 의해 목이 쉬는 증상이 나타난다. 목이 잘 잠기면서 이물감이 있고 가래가 생기면서 헛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술을 자주 마시고 평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흔한 질환이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방치하면 코골이,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드문 사례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식도암이나 후두암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일시적인 약물치료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심하면 수술도 필요하다. 특별한 원인이 없이 갑자기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호전되지 않는다면 후두암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후두암은 전조 증상으로 쉰 목소리가 가장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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