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1920 붕괴유럽발 경기침체 등 글로벌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연일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기업 실적 하락 우려와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을 막기 위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0월 들어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모두 1조3000억 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우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 내린 1921.58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1.10% 내린 1919.48로 출발한 후 이내 1930까지 오르며 낙폭을 줄였으나 다시 동력을 잃고 1920선으로 떨어지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독일의 8월 수출이 전월 대비 5.8% 줄어 2009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하는 등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코스피를 연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이달 들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도 700억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7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9억500만 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워 주요 신흥국 중 자금 이탈 규모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빠지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 지속, 경기부양정책 기대감 소멸,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하고 있는 것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문제는 주가를 위로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독일 등 유로존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올해 4분기 국내외 증시가 계속 불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이끈 동력은 외국인 자금이었는데, 최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자금을 급격히 회수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익 실현 및 환차손을 막기 위해 당분간 매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 강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급속히 커지며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의 하루 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변동 폭은 평균 4.9원으로 지난 2월(5.4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 속에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따른 달러 네고(매도) 물량이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충남·장병철 기자 utopian21@munhwa.com

관련기사

김충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