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공·실패사례는 29조원 쏟아부은 나가노올림픽,번영 자랑하려다 적자 늪 ‘허덕’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1994 릴레함메르대회와 1998 나가노대회는 좋은 본보기다.
릴레함메르대회는 역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반면 나가노대회는 최악의 이벤트로 기억되고 있다. 릴레함메르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환경·녹색이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사상 첫 흑자 동계올림픽으로 등록됐다. 릴레함메르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172㎞ 정도 떨어진 외딴곳이며 인구는 2만7000여 명에 불과했다. 1988년 동계올림픽이 유치됐을 때만 하더라도 경기장, 숙소 등의 기간 시설은 없었다. 노르웨이와 릴레함메르는 그러나 대규모 개발을 자제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도모했다. 대회 주제는 ‘그린 앤 화이트(Green & White)’였다. 자연(녹색)과 눈(흰색)을 강조한 건 자연 그대로 올림픽을 추구하겠다는 뜻이었다. 도로조차 건설하지 않았고, 새로 지은 경기장은 4곳뿐이었다. 선수촌, 미디어촌, 국제·지역 미디어센터 등 신축 건물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올림픽 이후의 용도를 고려했다. 그래서 올림픽이 끝난 뒤 거의 모든 시설물을 관공서, 아파트, 노인복지휴양시설 등으로 활용하며 관리·유지 비용의 발생을 원천봉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자연과의 공존으로 인해 릴레함메르는 올림픽이 끝난 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나가노는 달랐다. 경기장은 최신식으로 건설했다. 경기장을 일본 경제번영의 상징으로 과시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신칸센과 공항, 도로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도 구축했다. 나가노대회를 위해 263억 달러(약 29조 원)를 쏟아부었다. 12조 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했고, 시설물의 사후 활용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지 못했다. 나가노대회는 전형적인 과잉투자로 인해 100억 달러가 넘는 빚을 남겼고 적자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1994 릴레함메르대회와 1998 나가노대회는 좋은 본보기다.
릴레함메르대회는 역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반면 나가노대회는 최악의 이벤트로 기억되고 있다. 릴레함메르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환경·녹색이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사상 첫 흑자 동계올림픽으로 등록됐다. 릴레함메르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172㎞ 정도 떨어진 외딴곳이며 인구는 2만7000여 명에 불과했다. 1988년 동계올림픽이 유치됐을 때만 하더라도 경기장, 숙소 등의 기간 시설은 없었다. 노르웨이와 릴레함메르는 그러나 대규모 개발을 자제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도모했다. 대회 주제는 ‘그린 앤 화이트(Green & White)’였다. 자연(녹색)과 눈(흰색)을 강조한 건 자연 그대로 올림픽을 추구하겠다는 뜻이었다. 도로조차 건설하지 않았고, 새로 지은 경기장은 4곳뿐이었다. 선수촌, 미디어촌, 국제·지역 미디어센터 등 신축 건물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올림픽 이후의 용도를 고려했다. 그래서 올림픽이 끝난 뒤 거의 모든 시설물을 관공서, 아파트, 노인복지휴양시설 등으로 활용하며 관리·유지 비용의 발생을 원천봉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자연과의 공존으로 인해 릴레함메르는 올림픽이 끝난 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나가노는 달랐다. 경기장은 최신식으로 건설했다. 경기장을 일본 경제번영의 상징으로 과시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신칸센과 공항, 도로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도 구축했다. 나가노대회를 위해 263억 달러(약 29조 원)를 쏟아부었다. 12조 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했고, 시설물의 사후 활용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지 못했다. 나가노대회는 전형적인 과잉투자로 인해 100억 달러가 넘는 빚을 남겼고 적자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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