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장은 年유지비 최대 55억… IOC “해외시설 이용” 압박도
“경기장은 올림픽 유산 아니다… 자재 활용 계획까지 꼼꼼히”
지난해 12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분산 개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 논란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는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이다. 그러나 평창 대회를 위해 신설되는 6개 경기장 가운데 4개는 사후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도 않았다. 나머지도 관리비용 해결 방안까지 나온 것은 아니다.
◇사후 활용, 왜 중요한가 = 영국 가디언은 최근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최지 러시아 소치의 현재 상황을 조명했다. 러시아는 소치 대회를 위해 무려 510억 달러(5조6217억3000만 원)를 쏟아부었지만, 가디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아마도 영원히 마무리되지 않을 기반시설 공사, 널리 퍼져 있는 경기장 등으로 인해 주민과 관광객들은 소치에서 ‘유령 도시’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IOC가 평창에 대해 슬라이딩 센터(썰매 종목 경기장)의 해외 기존 시설 이용을 압박한 것도 연간 유지 비용만 300만∼500만 달러(약 33억∼55억 원)씩 들면서 사후 활용은 마땅치 않은 경기장이란 이유였다.
이와 관련, 홍석표 강원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IOC도 경기장을 남겨놓는 것이 ‘올림픽 유산’이라는 생각을 버렸다”며 “사후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아 철거해야 한다면 철거하는 게 맞다. 또 어차피 부술 경기장이라면 규모도 축소하고, 철거 후 자재 활용 계획까지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창, 신설 경기장 3분의 2가 활용 방안 미정 =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은 모두 13개. 이 가운데 신설 경기장이 6개이고, 스노보드와 컬링 등 2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보완해 사용하게 돼 있다. 이들 8개 경기장 신축·리모델링을 위해 지난해 12월 18일 기준으로 이미 집행된 예산만 1236억71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4개는 아직도 사후 활용 방안이 미확정 상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 등에 따르면, 분산 개최 논란에 휘말렸던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는 신설 경기장 가운데 가장 높은 12.5%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총 사업비 1228억 원 가운데 110억2300만 원이 집행됐다. 하지만 사후활용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강원도에서는 동절기에 선수 훈련장 및 국제 대회 유치, 하절기에 모험 레포츠 시설 또는 청소년 체험 캠프 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관리는 한국체대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IOC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수들에게도 위험한 경기장을 레포츠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느냐도 문제고, 한국체대와 협의가 끝난 것도 아니다.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IOC에서는 현재 나와 있는 활용 방안이 미흡하다고 보기 때문에 분산 개최론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1095억 원 중 332억8100만 원이 집행된 정선군 가리왕산 알파인스키 활강 경기장은 환경 파괴 논란을 의식, 상단부 생태계는 복원하고 하단부만 스키장, 트레킹 코스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마련돼있다.
그러나 관리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다. 민간이나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운영을 맡기는 것도 강원도의 바람일 뿐이다. 강릉시에 지어질 아이스하키 1(남자)경기장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관리 주체는 당연히 미정이고, 활용 방안을 놓고 정부와 강원도 사이에 이견까지 노출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개 경기장 모두 평창 대회 후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강원도는 민자 유치를 통한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당초 워터파크로 활용한다고 했다가 정부에서 거부됐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경우, 강원도가 이번에는 스포츠 테마파크몰을 검토하고 있다.
◇활용 방안 있어도 관리비용 문제 남아 = 강릉의 신설 피겨·쇼트트랙 경기장과 아이스하키 2(여자)경기장, 강릉실내빙상장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컬링 경기장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피겨·쇼트트랙 주경기장과 컬링 경기장은 강릉시, 쇼트트랙 보조 경기장은 영동대, 아이스하키 2경기장은 관동대로 각각 관리 주체가 정해졌다. 활용방안도 피겨·쇼트트랙 경기장은 실내스포츠 스타디움 또는 테마형 엔터테인먼트 플라자, 쇼트트랙 보조 경기장은 교육 및 시민체육시설, 컬링은 배드민턴장·탁구장 등 시민 종합체육관 등으로 예정됐다. 아이스하키 2경기장은 관동대 체육관과 시민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용분담 계획은 아직 없다. 피겨·쇼트트랙 경기장 운영비를 강원도와 강릉시가 어떻게 나눌지, 관동대에 아이스하키 2경기장 사후 관리비용으로 연간 얼마를 지원할지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강원도 관계자는 “경기장이 들어서는 지자체의 재정 부족으로 사후 관리 및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관리 주체가 확정되지 않은 경기장의 경우 활용 방안 마련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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