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 서동수는 먼저 가슴에 안겨 있는 전영주부터 느꼈다. 눈이 보이지가 않아서 전영주의 촉감부터 느낀 것이다. 안의 불이 환해서 몇 시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커튼이 쳐졌기 때문이다. 그때 전영주가 말했다.

“오전 네 시 반이 되었어요.”

“그런가?”

서동수가 전영주의 알몸을 당겨 안았다. 두 번이나 터트렸지만 다시 머리에 열기가 올랐고 남성에 기운이 뻗쳐지고 있다. 그때 전영주가 몸을 비틀면서 말했다.

“오늘은 그만요. 저, 가봐야 돼요.”

“10분만 더 있다가.”

“이건 참으세요. 네?”

전영주가 두 손으로 서동수의 남성을 감싸 쥐며 웃었다. 서동수가 전영주의 눈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고 말했다.

“내 주변에서 네가 가장 순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요?”

“그저 느낌이야.”

“저, 특별지시 받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요즘은 장관님의 동향보고도 하지 않아요.”

“믿어주지.”

“정말이에요.”

남성에서 손을 뗀 전영주가 서동수의 목을 두 팔로 감아 안았다. 숨결에서 오렌지 냄새가 맡아졌다.

“위원장 동지께서 가장 믿고 의지하시는 분이 바로 장관님이십니다.”

“그럴 리가.”

“어제 평양으로 돌아가신 박영진 대장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인기가 좋구나.”

서동수가 전영주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난 이때가 가장 좋다.”

“신의주가 더 넓어지면 곧 북남의 중심이 되겠지요?”

“그렇게 되겠지.”

“누가 통일 조선을 이끌어 갈까요?”

그때 서동수가 풀썩 웃었다.

“통일 조선이라고 했니?”

“네.”

서동수의 목을 감싸 안은 전영주가 정색하고 보았다.

“우린 그렇게 부르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통일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그렇군요.”

“김 위원장님이 통일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수도 있지.”

서동수가 전영주의 이마에 턱을 붙인 채 말을 이었다.

“위원장에게도 그렇게 말씀드렸다.”

전영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해할 것이다. 대한민국 체제로 통일된다면 누가 이끌어가던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지도자는 국민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될 뿐이다. 그때 전영주가 몸을 비틀어 서동수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벽시계가 오전 5시를 가리키고 있다.

“저, 다녀올게요.”

옷을 챙겨 욕실로 향하면서 전영주가 말했다.

“다시 주무세요.”

서동수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오전 7시 반이다. 한동안 천장을 바라본 채 누워있던 서동수가 인터폰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 비서 최성갑의 목소리가 울렸다.

“예, 장관님.”

“나, 서울에 가야겠어.”

“예,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비공식, 밀행이야. 그러니 유 실장, 안 특보에게만 이야기하고 준비하게.”

어차피 한국 정보기관에서는 알겠지만 밀행을 보호해줄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난 서동수가 혼잣말을 했다.

“욕심을 버리면 즐거워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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