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영화 개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 케이트 디카밀로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역시 미디어셀러였다.
이 같은 미디어셀러 트렌드는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봉한 김혜자, 강혜정 주연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원작소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영화의 원작인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소설은 평소 한 달에 평균 65권 정도가 판매됐으나 지난해 11월 영화 개봉 소식이 전해진 후 310권으로 4.7배로 늘어났다. 소설은 하루아침에 아빠도 사라지고, 집도 사라진 한 가족의 고군분투기를 그리고 있다. 자동차에서 생활하고,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씻으며 힘겨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슬픔과 분노 등을 열한 살 소녀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배우 하정우가 감독·주연을 맡은 영화 ‘허삼관’도 위화(余華)의 원작 소설 ‘허삼관 매혈기’의 판매량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이번 달 개봉하는 여진구·이민기 주연의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역시 원작인 정유정의 동명 소설 판매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미디어셀러 현상은 TV나 영화를 통한 대중적 노출이 작품의 인지 및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하나의 스토리가 다양한 형식으로 소비되는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다. 또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뛰어난 원작이 영화 등을 통해 새롭게 독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소설이 영화로 제작되고, 영화가 다시 소설 판매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로도 볼 수 있다. 다만 미디어셀러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거나, 이 영향력에 기대어 출판사들이 간접광고(PPL) 등에 나설 경우 책 시장 전체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위험을 안고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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