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본심을 진행 중인 황동규(왼쪽) 시인과 정호승 시인.
‘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본심을 진행 중인 황동규(왼쪽) 시인과 정호승 시인.
시 심사평신춘문예는 한국 문학의 축제다. 새로운 시인이 탄생하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이 축제에 참여한 이는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고 오랜만에 배도 좀 불러야 한다. 그러나 이번 축제의 상에 놓인 음식들은 숙성과 발효가 되지 않은 겉절이들이 유난히 많았다. 시는 겉절이보다 오래 숙성되고 발효된 맛의 깊이를 요구한다. 그릇에 담긴 음식이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라면 그릇 또한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모순과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시라 하더라도 부조리하다는 메시지밖에 없다면 그 또한 시로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최종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박현영의 <유형에 대한 탐구>, 박민서의 <실록>, 김재인의 <오늘의 만남>, 최영은의 <어머니의 계절> 등 4편이었다. <유형에 대한 탐구>는 유형에 대한 구체성이 모호했다. 제목이라는 그릇만 크고 그릇에 담긴 내용은 “유형에 대해 날마다 간구했지만/ 질문은 의문으로 남아/ 이곳을 비추는 하나의 불빛이 된다”처럼 모호했다. <실록> 또한 “무화과 묘목을 심으려고 판/ 마당 한 귀퉁이에서 녹슨 자물통이 나왔다”고 했으나, ‘녹슨 자물통’이 시의 내용물로 제시만 되고 그 의미에 대한 추구가 결여되었다. <오늘의 만남> 또한 수사는 화려하나 ‘만남’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점에서 신뢰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모성을 ‘빈집’에 비유한 <어머니의 계절>은 비교적 완성도가 높았다. 모성을 통해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깨닫고 있다는 점 또한 돋보여 당선작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시를 쓰는 일도 노력하는 일이다. 당선자는 더욱 노력함으로써 한국 시단의 밑거름이 되는 시인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 심사위원 황동규·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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