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소감 - 최영랑폭풍으로 집이 무너지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여진이 가시질 않아 따끈한 차 한 잔을 들고 출렁이는 생각들을 눈발에 하나둘 날려 보내고 있었습니다. 평온해지려는 시간 속으로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당선 소식이었습니다. 예지몽이었나! 무너짐이 새로운 시작이라니….

낙숫물을 즐겨 바라보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했던 댓돌에 둥근 홈이 생겨나고 그곳에 빗물이 고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언제부턴가 현실과 꿈속을 넘나드시는 어머니, “좋은 날이야”라고 하시면서 활짝 웃을 때마다, 가슴에 찬바람 부는 빈집으로 웅크리고 계셨음을 알기나 하시려나. 아무리 덮어도 빈집이 되어버린 어머니, 지금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돌이켜보니 고마운 분들…. 새로운 상상력을 분출하게 해주신 김영남 선생님, 늘 따뜻한 벗이 되어준 정동진카페 식구들, 누구보다 기뻐하실 부모님, 묵묵히 응원해주던 남편 그리고 경표, 경훈, 친구들, 일일이 마음 전하지 않아도 소식 듣고 기뻐해주실 저를 아는 분들과 기쁨 나누고 싶습니다.

언어들을 문장에 가둬 놓고 못내 미안한 마음이 들 때쯤, 동토의 땅을 새롭게 일굴 수 있도록 해주신 황동규, 정호승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 이름에 허물이 되지 않도록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길을 내어 주신 문화일보에도 감사드립니다. 개성적인 시인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약속합니다.

눈이 내립니다. 빈집에 가봐야겠습니다.

툇마루에 가서 다리 한번 쭉 뻗어 봐야겠습니다.



△1958년 전북 정읍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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