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본심을 진행 중인 김원우(왼쪽) 작가와 임철우 작가.
‘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본심을 진행 중인 김원우(왼쪽) 작가와 임철우 작가.
단편소설 심사평본심에 오른 작품은 11편이었다. 저마다 소재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양했지만, 전반적으로 폭력적이랄까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사실 심사위원들이 당선작을 골라내기까지엔 다소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묘하게도 약속이나 한 듯 작품 다수가 비슷한 약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스토리와 장면을 그럴듯하게 이어가는 재치는 상당하지만, 정작 인물 형상화 및 객관적 거리 확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주제 형상화 미흡, 모호하고 맥락이 실종된 허술한 결말로 이어졌다.

‘늑대를 그리다’는 차분한 이야기 전개가 장점이지만 결말의 무리한 설정이 문제였다. ‘하루’는 과거 시간을 역추적해가는 추리적 전개가 인상적이긴 하나 역시 모호한 결말 처리가 아쉬웠다. ‘틀니 닦기’는 시종일관 화자의 과도한 진술 안에 갇혀버린 인물들이 답답해 보였고, 다소 진부한 인물 관계 설정도 마음에 걸렸다. ‘당장 필요한 것’은 매끄러운 전개가 장점이긴 하나 인물과 상황의 개연성이 부족했고, 특히 모호한 결말 처리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유나가 과연 아버지를 살해했는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최소한 작가가 의식했어야 했다.

당선작 ‘유령의 2층 침대’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화자의 내면에 은밀히 장전된 ‘질투’와 ‘열등감’이다. 그 대상인 친구 ‘휘’와 화자의 동거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대학가의 원룸. 여기에 또 다른 두 남자가 우연히 합세하면서부터 소설은 마치 한밤의 소란한 무대극처럼 빠르게 전개된다. 언뜻 가벼운 시트콤에 더 어울릴 법한 공간과 인물의 구도로부터 보란 듯이 이 소설을 구해낸 힘은 무엇보다 정교하게 절제된 문장과 대화의 내공에 있을 것이다. 짤막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대화 속에 복잡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응축해내는 문장 감각, 그리고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내는 절묘한 통제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심사위원 김원우 · 임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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