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본심을 진행 중인 문학평론가 서영채 씨.
‘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본심을 진행 중인 문학평론가 서영채 씨.
평론 심사평예년에 비해 응모작 편수가 줄었으나 작품들의 질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모작 대다수가 기본을 갖추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루고 있는 대상도 다채로워 특별히 주조라 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이번 응모작들의 한 특징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다수의 응모작이 놓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문학평론이 다루어야 하는 것은 문학텍스트 자체가 아니라 그 텍스트가 놓여 있는 맥락이라는 사실이다. 어떤 대상이나 글감이 글로 쓸 만큼 의미 있는 것이 되려면 그런 의미를 만들어내는 틀이 있어야 한다. 문학평론이란 특정한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의미 생산의 틀에 대해 쓰는 것이다. 이런 틀을 의식한다면 왜 하필 이 작가나 작품에 대해 쓰고자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없을 수 없다. 하나의 대상을 끄집어내면 그것과 얽혀 있는 다른 수많은 대상이 주렁주렁 달려 나오기 마련이다. 여러 작품이나 작가를 겹쳐놓음으로써 그들의 관계와 의미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말할 것도 없되, 하나의 대상에 대해 말하는 형식을 취하더라도 그것은 그 대상이 자기 배후에 감추고 있는 수많은 다른 대상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어야 한다. 매우 특별한 텍스트를 찾아내고 그것이 지닌 특별한 의미를 말할 수 있는 것도 이런 틀 속에서이다. 최종환 씨의 「거울 속에서 탄생하는 주체들 - 이현승·황인찬·이준규를 통해 보는 2010년대 시」를 당선작으로 고른 것은 이 글이 대상이 아니라 맥락에 대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술적 방언들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독자들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글쓰기를 해나간다면 좋은 평론가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심사위원 서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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