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때마다 ‘누군지’ 논란… 김영남을 ‘최고위’ 표현하기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남북 간 ‘최고위급 회담’을 거론하면서 정상회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김 제1위원장이 거론한 ‘최고위급’이 실제로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낱말 자체의 뜻에 충실하자면 최고위급 회담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 간의 회담으로 해석하는 게 상식이지만, 역대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북한이 말하는 최고위급이 누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 북한은 김 전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만남을 ‘북남 최고위급 회담’이라고 표현했다. 김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과 관련해서는 평양 순안공항에서의 첫인사는 ‘력사적인 평양 상봉’으로, 6·15 회담에 대해서는 ‘단독 회담’으로 표현했다.
북한은 헌법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수반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은근히 자신들의 격을 높여보려는 시도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한국 정부도 김대중·김영남 만남에 대해서는 ‘회담’이라는 표현이 아닌 ‘공식 면담’이라는 표현을 썼다. 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에서는 김대중·김정일 만남에 대해 “평양에서 력사적 상봉을 하였으며 최고위급 회담을 가지였다”고 표현, 스스로 표현의 통일성을 깨뜨리기도 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북한은 두 정상의 회담에 ‘정상회담’ ‘수뇌회담’ 등의 표현을 쓰지 않고 ‘단독 회담’이라는 표현을 고집했다.
북한은 노무현·김영남 만남에 대해서는 ‘회담’이라고 표현했다. 이때에도 한국 정부는 노무현·김정일 회담을 ‘단독 정상회담’으로, 노무현·김영남 만남을 ‘면담’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