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은 허 감독과 2004년까지 동부의 전신인 TG삼보에서 손발을 맞췄다. 허 감독은 2004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김주성은 허 감독과는 중앙대 동문이며, 허 감독을 ‘형’으로 부른다. 당연히 허웅은 어릴 적부터 김주성을 삼촌으로 불렀다.
그런데 연세대를 중퇴한 허웅이 동부에 지명되면서 ‘족보’가 꼬이게 됐다. 함께 유니폼을 입고 운동하는 사이에서 삼촌-조카 사이는 존립할 수 없기 때문. 허웅은 동부 선수단에 합류한 뒤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선배이자 삼촌인 김주성 앞에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예전과는 달리 친한 척을 할 수도 없었고, 말조차 붙일 수 없었다.
먼저 손을 내민 건 김주성이었다. 김주성은 우물쭈물하는 허웅의 속내를 알아채곤 “앞으론 형이라고 불러”라고 지시하면서 호칭 문제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국내 스포츠에서 호칭은 위계질서의 근간이 되기에 무척 중요하다. 김주성을 형으로 부르면서 비로소 허웅은 동부 선수단의 일원이 됐다.
김주성은 “허웅은 영리하고, 또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며 “내가 신인이었을 때 허재 감독께서 많은 걸 가르쳐 주셨는데 이제는 허 감독께서 나에게 한 것처럼 웅이를 잘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허웅은 “주성이 형이 많은 걸 가르쳐 준다”며 “주성이 형을 포함해 나이 많은 선배들이 열심히 뛰고 있어 나도 더 힘을 내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김주성과 허웅의 시너지 효과는 지난 시즌 꼴찌였던 동부를 올 시즌 3위로 탈바꿈시켰다. 2014∼2015 KCC 프로농구 새해 첫날 김주성은 14득점·12리바운드·9어시스트를, 허웅은 12득점을 챙겼고 동부는 KGC인삼공사를 81-72로 제압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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