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열 / 경제산업부 부장대우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대한민국의 선진국 경제 진입 여부를 결정할 ‘골든타임 3년’ 중 가장 큰 분수령이라고들 한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지금 ‘제2의 IMF’란 말이 나올 정도로 결코 녹록지 않다. 산업계는 상투 잡는 중국과 발목 잡는 일본 사이에 치여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기전자·자동차의 ‘전차(電車)군단’뿐 아니라, 조선·석유화학·철강 등 주요 수출기업들은 지난해 C학점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너나없이 대규모 사업개편과 군살 빼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경영진의 세대교체도 단행됐다.

정부는 어떤가.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 후 내수경기 부양책으로 치고 나왔던 부동산 살리기 처방은 전셋값 상승을 남긴 채 급격하게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확장적 재정집행과 규제 완화로 시장에 군불을 지피려던 시도는 정치권의 민생법안 외면에다 지지부진한 공공부문 개혁까지 맞물려 온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가계부채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서민 살림살이의 주름살은 펴질 기색이 없다. 외부환경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미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과 유럽 각국은 자국 경기의 불씨를 살리려 저금리 환율전쟁에 뛰어들어 돈 풀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가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레이스’에 돌입한 모양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지구촌 경제사에 이름을 남긴 지도자 중 최근의 인물은 대처와 레이건이다.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는 영국병에 걸린 왕년의 해지지 않는 제국과 희미해진 아메리칸 드림을 단숨에 제자리로 돌려놨다. 이들은 경제관료에게 전문적인 정책 집행을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경제살리기에 몸을 던졌다. ‘철의 여인’ 대처는 탄광노조가 1년간 파업 투쟁을 벌일 때 파업불참 광부들의 부인을 관저로 초청하는 등 여론을 100% 활용하며 국민에게 개혁 메시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위대한 소통자’ 레이건은 친밀한 화술로 외교를 리드하면서도 국내에서 항공관제사 노조와 대립하자 복귀를 거부한 90%의 인력을 해고하고 영구 공직 재취업을 금지시키는 강단을 발휘했다.

‘초이노믹스’는 거시정책의 새 이름일 순 있지만 2015년 대한민국을 재생시킬 국가전략으론 역부족이다. 대처와 레이건처럼 지도자가 경제 회생의 큰 목표에 자기 이름을 걸고 올인해야 한다. ‘근혜노믹스’가 3년차 국정의 중심이 되도록 판을 새로 짜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환경은 부지런하고 뚝심 있는 부총리 1명으론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곳곳을 옥죄어 오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라. 특히 노동개혁을 포함한 4대 구조개혁은 소리(小利)보다 얻게 될 대의(大義)가 더 크다는 데 대해 해당 이해집단을 철저히 설득해야 한다. 필요하면 야당 수뇌부뿐 아니라 노동계 대표들도 청와대로 초청해 진지하게 협조를 구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라. 좁은 관저에서 나와 바깥세상과 대화를 나누라. 글로벌 경제전쟁은 정치·사회·문화를 망라한 총력전이다. 통일 대박을 꿈꾼다면 올해 경제부터 살릴 일이다. 박근혜 세 글자를 딴 경제정책도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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