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동 / 경제산업부 차장

새해는 항상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만든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는 한국 경제는 그렇게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 등 대내외 리스크(위험)가 켜켜로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대외 리스크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결국 대외 리스크에 맞설 수 있는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의 회복세는 아직도 미약한 편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3.8%로 제시했지만, 믿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5%로 제시하고도 “적지 않은 하방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석을 달았다. KDI는 “만약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3.3%)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경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도 3%대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명기했다. 쉽게 말해 3%대 후반은커녕 3%대 중반 달성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올해도 경상성장률이 정부의 목표치를 밑돌면서 만성적인 세수 결손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낮은 물가도 걱정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8%를 기록하며 15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내년에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리스크가 한국 경제를 강타할 경우 정부가 재정확대정책이나 완화적인 통화신용정책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다시 내놓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경기 회복세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경제의 화두(話頭)로 노동시장·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의 구조 개혁을 제시했다. 구조 개혁은 속성상 고통 분담을 요구한다. 이에 따른 사회적인 논란도 불가피하다. 그래서 구조 개혁은 경제가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가 있을 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올해 한국 경제는 경기 회복세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구조 개혁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 회복세도 일궈내면서 구조 개혁에도 성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경기 회복도 안 되고 국론만 분열된 채 구조 개혁도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자면, 경기 회복을 추동하면서 구조 개혁에 성공한 사례보다는 둘 다 실패한 사례가 훨씬 많다. 새해, 한국 경제가 짊어진 과제의 무게가 그만큼 무겁다는 뜻이다.

결국 성패는 리더십에 달려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상충적인 것처럼 보이는 경기 회복과 구조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경제 주체들을 설득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끄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제 분야의 리더십을 발휘해야겠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난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올해 한국 경제의 향방은 단순히 경제에서 그치지 않고 박근혜정부 국정 운영의 ‘알파요 오메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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