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전망 “정상회담 너무 이른 얘기
당국자회담 먼저 거쳐야
아직 아무것도 안 이뤄져”
단계적 남북대화 원칙 확인

대화 재개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내세우진 않을듯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5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정부는 당국자 회담 등을 통해 신뢰를 쌓고 포괄적 논의를 한 뒤 정상회담으로 대화 채널을 격상시키는 ‘단계적 대화’ 방침을 확고하게 세우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별개로 남북 간 대화에는 응할 수 있다는 ‘투 트랙’ 구상은 향후 대북 접촉에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추가 대북 제의를 내놓을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이미 고위급 접촉 제안,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추가 제안 등을 다 했기 때문에 현재는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 경우 남북 정상회담 추진 방안을 의제에 올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접촉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예단하기 어렵지만 남북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기에는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막후 비밀 접촉을 통해 사전 협상을 벌였던) 이전 정부들과 달리 현 정부는 공개된 통로로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단번에 뭔가 대단한 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며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는데, 현재까지는 남북 간에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는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과 일맥상통한다. 정상회담은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 남북 평화 공존 및 번영 등으로 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며,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선 안 된다는 취지다.

박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환경·민생·문화 등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작은 통로들을 우선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이른바 ‘작은 통로론’을 제시한 바 있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통로를 통해 신뢰를 쌓고, 그 기반 위에 보다 높은 차원의 목표도 추구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통준위가 최근 대북 제안을 하면서 ‘설 연휴에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가장 먼저 앞세운 것도 이런 접근법의 연장이다.

정부의 이 같은 대북 단계적 접근법은 남북 대화의 궁극적 지향점은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 비핵화 조치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북핵 폐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남북대화 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북핵 불용이라는 정부 입장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공개적으로는 대북 제안에서 북핵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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