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반대 보수파 겨냥
국민투표 회부 의지 표명
美와 관계개선 추진 주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이어 이란과도 외교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란 핵 협상 타결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하산 로하니(사진) 이란 대통령이 개방 경제의 필요성을 역설해 이목이 모이고 있다. 이날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며 서방과의 핵 협상에 반대하는 보수파들을 향해 국민투표도 불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4일 테헤란에서 열린 경제 콘퍼런스에 참석, 개방 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서방과의 핵 협상이 필수불가결함을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500여 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면서 “그간의 정치적 경험을 통해 고립된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십 년간의 경제 제재로 이란 경제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저유가 추세로 산유국의 재정 적자 우려가 높아지자 이란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정부) 독점 경제 체제로는 이란의 경제가 번영하기 어렵다”며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란에 오면 우리의 독립성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 여기던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또 각종 정부 통계를 국민 모두가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한 경제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경제가 투명해지면 부패와도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로하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주요 6개국과의 핵 협상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보수파들을 향해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경제·사회·정치·문화 등 주요 분야의 문제들과 관련해 “헌법의 집행자로서 의회에서 입법을 추진하는 대신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과의 핵 협상이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당시의 이상 및 원칙에 대해 타협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우리의 이상은 원심분리기 수에 얽매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 대표들은 오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최종 협상 타결을 위한 세부 사항 조율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9일 공개된 미 공영라디오 NPR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내 미 대사관 개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겠다”며 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단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기대를 모았다. 한편 6일 출범하는 제114대 미국 의회에서 상·하원 모두를 장악한 공화당은 이란 핵 협상 결렬 시 추가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며 이란 및 미국의 협상파들을 위협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을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의원은 4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협상 실패 시 추가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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